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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WHO, 한달내 중서 독립 증명해야...아니면 탈퇴할수도”

트럼프 “WHO, 한달내 중서 독립 증명해야...아니면 탈퇴할수도”

Posted May. 20, 2020 07:46   

Updated May. 20, 2020 0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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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원지를 놓고 중국과 치열하게 대립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세계보건기구(WHO)의 친중 성향을 지적하며 ‘30일 안에 개선이 없으면 자금 지원을 영구 중단하거나 탈퇴할 수 있다’는 최후통첩을 날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18일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에게 보낸 4쪽짜리 서한에서 “30일 안에 중국으로부터의 독립성을 증명하는 개선안을 내놓지 않으면 자금 지원을 영원히 중단할 수 있음을 알린다. 우리의 회원 자격도 재고하겠다”고 주장했다. WHO가 앞으로 나아갈 유일한 길은 중국으로부터의 독립을 보여주느냐에 달렸다며 “미국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 조직에 납세자의 돈을 지원할 수 없다”고도 했다.

 그는 취재진 앞에서도 WHO를 중국의 꼭두각시(puppet)라고 강력히 비판했다. 미국이 WHO에 연 4억5000만 달러의 분담금을 내는 반면 중국은 3800만 달러만 낸다는 점도 문제 삼았다.

 앨릭스 에이자 미 보건장관은 이날 사상 최초로 화상으로 열린 세계보건총회(WHA)에서“한 회원국이 투명성 의무를 조롱해 전 세계에 엄청난 희생을 초래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면 안 된다”며 중국을 정면 비판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중국의 반대로 대만의 WHA 참가 시도가 무산된 것을 비판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WHO 사무총장은 대만을 WHA에 참가시킬 모든 법적 권한이 있음에도 중국의 압력 때문에 하지 않았다. 사무총장의 독립성 결여가 WHO의 신뢰와 효율성을 훼손시켰다”고 지적했다.

 존 울리엇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WHA 화상 회의에서 “코로나19 피해국에 20억 달러를 지원하겠다”고 밝힌 것을 비난했다. 그는 “점점 더 많은 나라가 중국의 책임을 묻는 것에서 주의를 분산하려는 시도”라고 지적했다.

 WHA는 19일 회의에서 코로나19 독립 조사 진행에 대한 결의안을 표결한다. 194개 WHO 회원국 중 3분의 2인 129개국의 지지를 얻으면 통과된다. 이미 호주 영국 프랑스 러시아 등 122개국이 지지를 표명해 통과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중국도 반격에 나섰다. 관영 환추(環球)시보는 19일 “이 조사에 미국도 포함해야 한다. 중국은 조사를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맞섰다. 상무부 역시 “향후 5년간 호주산 보리에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호주산 보리와 쇠고기의 최대 수입국인 중국은 12일에도 일부 호주산 쇠고기의 수입을 금지했다. 호주가 미국 편에 서서 코로나19 조사를 촉구해 왔다는 이유로 경제 보복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발끈한 호주 역시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할 의사를 밝혔다.

 미중 갈등의 한복판에 있는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는 18일 성명에서 “미국의 화웨이 제재는 자의적이고 치명적이며 결국 미국의 이익도 해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양국 갈등이 미 주식시장으로도 옮겨붙는 모습이다. 로이터통신은 미 2위 증권거래소 나스닥이 중국 기업의 기업공개(IPO) 자격 및 회계감사 등을 강화하는 규제를 조만간 공개할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 금융당국 역시 중국 기업에 영국 런던 증시 상장을 독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워싱턴=이정은특파원 lightee@donga.com · 베이징=윤완준 zeit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