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서울 자사고 8곳 ‘이유모를 탈락’

Posted July. 10, 2019 07:39   

Updated July. 10, 2019 07:39

中文

 서울지역 자율형사립고(자사고)인 경희고 배재고 세화고 숭문고 신일고 이화여대부고 중앙고 한양대부고 등 8곳이 9일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자사고 지정 취소 결정을 받았다. 이들 자사고는 “각본에 짜맞춘 평가 결과를 수용할 수 없다”며 즉각 반발했다. 이들은 감사원에 공익 감사를 청구할 방침이다.

 특히 서울시교육청이 이날 결과를 발표하면서 탈락한 자사고의 평가 총점과 세부 지표별 점수 등 지정 취소 결정을 내린 구체적 근거를 공개하지 않은 것을 두고 ‘깜깜이’ 평가라는 비판이 나왔다. 또 비교육특구인 강북의 거점 학교들이 대거 탈락하면서 서울 자사고의 교육특구 쏠림 현상이 심화될 것이란 지적도 나왔다.

 서울시교육청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재지정 평가 대상인 13개 자사고 가운데 8곳(62%)의 지정 취소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동성고 이화여고 중동고 하나고 한가람고는 자사고 지위가 유지됐다. 서울시교육청은 자사고 운영 성과 평가 결과를 심의한 결과 8곳이 자사고 지정 목적을 달성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교육청은 학교별 총점이나 32개 평가지표별 점수를 공개하지 않았다. 학교별 지정 취소 사유에 대한 설명도 없었다. 해당 자사고에도 ‘학교 운영’ ‘교육과정 운영’ 등 6가지 영역별 점수만 통보했다. 지정 취소 결정을 받은 A고 교장은 “뭐가 부족한지 알아야 청문도 준비하는데 교육청은 탈락시키는 데만 의의를 둔 것 같다”고 말했다.

 자사고공동연합회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평가 전반에 대해 공익 감사를 청구하고 소송으로 자사고 폐지를 끝까지 저지하겠다”고 밝혔다. 자사고들 사이에서는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5년 전 교육부의 제동으로 지정 취소를 실현하지 못한 데 대한 복수를 한 것 아니냐”는 말도 나왔다. 이번에 탈락한 8곳 중 한양대부고를 제외한 7곳은 조 교육감 취임 직후인 2014년 재지정 평가에서 지정 취소가 결정된 바 있다.

 이날 자사고 지정 취소 결정을 받은 학교의 일반고 전환 여부는 다음 달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의 동의 여부에 따라 최종 결정된다. 서울시교육청은 8곳에 대한 청문을 22∼24일 열고 교육부 장관에게 지정 취소 동의를 요청할 방침이다. 교육부는 “학교 현장의 혼란이 없도록 신속하게 동의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인천시교육청은 이날 인천포스코고의 자사고 재지정을 결정했다. 이로써 올해 전국의 재지정 평가 대상인 24개 자사고 중 11곳은 지정 취소가 결정됐고, 13곳은 지위를 유지하게 됐다.


최예나 yena@donga.com · 김수연 sy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