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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마저 뚫린 아프리카돼지열병, 차단과 방역에 만전을

북한마저 뚫린 아프리카돼지열병, 차단과 방역에 만전을

Posted June. 01, 2019 10:36   

Updated June. 01, 2019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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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8월 이후 중국 전역에 급속도로 확산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결국 북한에 상륙했다. 우리나라에도 방역 비상이 걸렸다. 북한은 30일 발병사례를 세계동물보건기구(OIE)에 보고한 데 이어 어제 노동신문을 통해 주민들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ASF는 돼지나 멧돼지에만 생기는 바이러스성 전염병으로 치사율이 100%에 이른다. 아직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어 방역책은 살처분밖에 없다. 20세기에는 아프리카와 유럽 일부에서 발병했으나 지난해 중국에 상륙한 뒤 몽골 베트남 캄보디아 등 아시아권에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감염 경로는 바이러스에 감염된 돼지나 야생 멧돼지의 이동, 오염된 돼지 생산물의 반입 등이 꼽힌다.

 우리 정부는 ASF가 북한으로 유입된다면 멧돼지 등을 통해 국내로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예의주시해왔다. 어제 긴급 점검회의를 열고 강화 옹진 파주 등 북한 접경지역 10개 시군을 특별관리지역으로 정해 방역에 나섰다. 이들 지역 주요 도로에 통제초소와 거점소독시설이 설치되고 야생맷돼지 차단 조치가 강화된다.

 또다른 감염경로인 불법 휴대 축산물도 방심할 수 없다. ASF 바이러스는 사람에게는 별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생존력이 높아 냉장육이나 냉동육에서는 수년간, 가열 건조된 이후에도 수개월은 살아남는다. 현재 중국산 축산물은 국내 검역기준을 만족시키지 못해 일체 수입되지 않으나 감염된 재료가 사용된 가공식품을 개인이 반입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지난해 중국 여행객이 들고 온 순대 등에서 ASF바이러스 유전자 15건이 검출된 바 있다.

 북한 내 구체적인 발병현황과 멧돼지 이동경로 공유에는 북한의 도움이 필요하다. 북한 및 국제기구와의 방역 협력을 통해 ASF가 발붙이지 못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전문가들은 향후 중국이 사육하는 돼지의 약 3분의 1(약 1억 3000만 마리)이 도살될 것으로 추정한다. 세계 최고의 돼지고기 생산국이자 소비국인 중국이 부족분을 메우려 한다면 향후 수년간 국제가격 상승 등 세계 육류시장에 미칠 파장이 클 것이다. 삼겹살과 김치찌개로 대표되는 우리 서민의 밥상에 피해를 주는 일은 없을지, 정부는 이런 대책에도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