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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녹지국제병원 허가, 의료관광산업 물꼬 트길

제주 녹지국제병원 허가, 의료관광산업 물꼬 트길

Posted December. 05, 2018 07:43   

Updated December. 05, 2018 0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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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가 국내 첫 투자개방형 병원인 녹지국제병원 개설 허가를 오늘 내줄 방침이라고 한다. 그 동안 몇 차례 혼선이 있었지만 다행스런 결론이다. 녹지병원은 47병상 규모의 의료 설비는 물론이고 의사 간호사 등 130여명의 운영 인력까지 뽑아 놓은 상태라 정식 허가가 나는 대로 곧바로 병원 영업이 가능하다. 

 영리병원이라 불리기도 하는 투자개방형 병원은 2002년 김대중 정부가 동북아 의료 허브를 목표로 시작됐다. 이후 2015년 보건복지부가 중국계 자본인 뤄디(綠地)그룹의 투자사업을 정식 승인했다. 하지만 일부 시민단체와 주민들의 반대로 개설허가가 6차례나 연기되다 올해 10월에 숙의형 공론조사위원회가 불허(不許) 의견을 권고한 바 있다.  

 원 지사는 이번 개설허가 배경으로 “공론조사위원회 권고를 최대한 존중해야 하지만 행정의 신뢰성과 대외 신인도 및 좋은 일자리 창출 등 지역 경제회복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투자승인, 사업계획을 해 줘 투자자가 이를 믿고 시설 인력을 다 충원했는데 지방자치단체가 병원 문을 열지 못하게 한다면 이보다 더한 국제 신인도 실추가 없다. 녹지병원이 개원 불가로 최종 결정이 난다면 약 1000억 원대 국제소송이 벌어질 게 뻔하고 약속을 위반한 우리 정부나 제주도가 이를 물어 줘야할 현실적인 문제도 고려됐을 것이다.

 한국의 의료관광산업은 반도체, 자동차 못지않게 뛰어난 국제 경쟁력을 갖춘 미래 산업분야다. 이번에 허가가 난 녹지병원 하나만으로도 앞으로 1만 명의 외국인환자를 유치해 1700명의 좋은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중국 동남아 중동 등 해외에서 한국을 찾은 의료관광객은 32만1000명이다. 2016년 36만4000명보다 줄었지만 한중 관계가 호전되고 투자개방형 병원이 활성화되면 급속도로 증가할 여지가 많다. 특히 치료, 요양, 휴양, 관광을 한 곳에서 모두 할 수 있는 제주는 최적지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이른바 영리병원이 생기면 수익률을 쫓는 투자자들 때문에 국내 환자들에 대한 의료비가 올라간다는 일각의 우려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제주 국제녹지병원이 이런 우려를 불식시키면서 한국 의료관광산업의 발전 가능성을 확인시켜주는 첫 사례가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