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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법인세 인하와 재벌 감세

Posted December. 16, 2010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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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 나오토 일본 총리가 법인주민세를 포함해 약 40%인 법인세 최고세율을 내년부터 5%포인트 낮추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출신인 그는 법인세율 인하 배경으로 많은 기업이 해외로 이전하고, 국민이 실직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1야당인 자민당도 기업의 법인세 부담을 줄이는데 찬성한다. 소수 정당인 공산당과 사민당은 생각이 다르지만 법인세율 인하는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일본은 세계 최악의 재정적자에 시달리는 나라다. 재정건전성을 높이기 위해 한국의 부가가치세에 해당하는 소비세를 올려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일본 재무성은 법인세율 인하에 반대했다. 그러나 다른 세금은 몰라도 글로벌 경쟁을 하는 기업의 세금 부담만은 줄여야 일본 경제의 미래에 도움이 된다는 공감대가 확산되면서 민주당 정권은 법인세율 인하를 결정했다. 대만 싱가포르 유럽연합(EU)에서도 법인세율을 낮추는 조치가 잇따라 나왔다.

현재 한국의 법인세율 상한은 24.2%(법인주민세 2.2% 포함)다. 일본 미국 유럽보다는 대체로 낮고 칠레 체코 싱가포르 폴란드보다는 높다. 현진권 아주대 교수는 선진국에서는 법인세 자료가 현실을 정확히 반영하지만 한국은 공식 법인세 외에 준조세를 포함해 비교해야 한다면서 준조세를 포함하면 한국 기업의 실질적 세금 부담은 세계 최고 수준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기업들이 각종 부담금, 비자발적 기부금, 사회보험료 사업주 부담분 등으로 지난해 낸 준조세 총액은 32조 원으로 법인세 35조 원에 육박한다.

이명박 정부는 당초 올해부터 법인세 최고세율을 약 2%포인트 낮출 계획이었다. 그러나 민주당 민주노동당 등 일부 야당이 부자 감세 재벌 감세라고 낙인찍으며 반발해 세율 인하시기가 2년 유예됐다. 세계 각국이 재정난 속에서도 법인세율을 낮추는 것은 기업을 봐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투자, 일자리, 소득을 키우고 국가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기 때문이다. 민주당에는 재정경제부 세제실장을 지낸 김진표 이용섭 의원, 경제부처 장관을 거친 강봉균 장병완 의원 등이 있다. 이런 사정을 알만한 사람들인데도 법인세에 대한 소속 정당 주장의 허구에 침묵하고 있다.권 순 활 논설위원 shk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