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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절 한일 누리꾼 사이버 대전

Posted March. 02, 2010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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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양국의 누리꾼들이 접속 트래픽을 급격하게 늘려 서로의 서버를 다운시키는 사이버 전쟁을 벌였다.

1일 오후 1시 국내 커뮤니티 사이트 디시인사이드에 일본의 대표 커뮤니티 사이트인 니찬(2ch)을 공격하라는 게시글이 올라왔다. 약 2분 후 두 사이트에는 모두 사용자가 많아 접속이 원활하지 않다는 메시지가 떴다.

한국 누리꾼들은 일본 누리꾼들 때문에 이번 사건이 벌어졌다고 주장한다. 최근 러시아에 교환학생으로 간 한국 학생이 현지 괴한의 공격을 받아 사망한 사건에 일본 누리꾼들이 러시아 만세라는 악플을 달았고, 한국의 김연아가 밴쿠버 겨울올림픽에서 심판을 매수해 1등을 했다는 악의적인 글을 올려 31절을 맞아 일본 사이트를 공격했다는 것이다.

누리꾼들은 전쟁을 위해 네이버와 다음 등에 정당한 테러 대응 카페 애국지사 연맹협회 등 카페를 만들고 10대 청소년들이 즐겨 찾는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홍보활동을 했다. 3일 만에 8000명이 넘는 사람이 몰렸다.

이들은 새로 고침 버튼을 눌러 서버를 마비시키는 F5 광클 공격과 독도는 우리 땅 같은 게시물을 홈페이지에 연달아 올리는 도배 공격을 펼치기로 했다. 디도스(DDoS분산서비스거부) 공격에 쓰이는 프로그램이 올라오기도 했다.

예정됐던 1시 정각이 되자 총 1만2000명의 누리꾼이 모였다. 2ch 메인 페이지부터 내부 뉴스, 커뮤니티 코너로 트래픽을 보내기 시작했다. 2ch 내부 관리자가 한국 인터넷주소(IP) 접속을 차단했다는 메시지가 돌자 구글 번역기 사이트로 접속해 다시 공격했다. 20분 만에 2ch 사이트 서버가 절반 이상 다운됐으나 이내 다시 살아났다. 초토화시키자는 글이 뜨자 트래픽 유입기 등 프로그램이 등장하면서 1시간도 안 돼 2ch 사이트가 마비됐다.

이번 공격에 가담한 한 누리꾼은 한국을 비하한 데 대한 정당한 응징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이번 공격이 사이버 민족주의의 실현이자 애국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국인터넷진흥원 신대규 팀장은 특정 사이트에 대해 고의적으로 트래픽을 보내는 것은 디도스 공격과 다를 바 없다고 강조했다.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48조에 따르면 고의적으로 특정 사이트 운영을 방해하거나 공격을 하는 것은 범죄 행위다. 서강대 전상진 교수(사회학)는 사이버상에서 남을 공격하는 행위가 마치 의식 있는 행동처럼 비치는 것은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범석 bsis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