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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다 내가 할수 있는건 다 했는데 분하다

아사다 내가 할수 있는건 다 했는데 분하다

Posted February. 27, 2010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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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중석에서 거대한 박수가 터졌다. 아사다 마오(20일본)가 등장했을 때였다.

그러나 감탄의 환호성은 그를 위한 것이 아니었다. 장내 아나운서는 방금 경기를 마친 김연아(20고려대)의 점수를 알려주고 있었다.

26일 캐나다 밴쿠버 퍼시픽콜리시엄. 아사다의 얼굴은 굳어 있었다. 간간이 웃음을 지으며 몸을 풀었지만 라이벌의 점수는 예상했던 것 이상이었다.

이틀 전 쇼트프로그램에서 김연아에게 4.72점 뒤져 2위에 그친 아사다는 역전을 꿈꿨다. 프리스케이팅에서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다는 계산이었다. 2007년 세계선수권(일본 도쿄)에서 아사다는 쇼트프로그램에서 김연아에 10.63점 뒤지고도 금메달을 땄다.

주어진 4분 10초가 흘렀다. 연기를 마치고 돌아오던 그는 눈을 질끈 감았다. 완패를 인정할 수밖에 없는 안타까움의 표현이었다.

아사다가 김연아와 처음 대결한 것은 2004년 12월 핀란드에서 열린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이었다. 당시 아사다는 김연아에게 35점이나 앞서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주니어 시절 아사다의 위상에 눌려있던 김연아는 시니어 무대에서 만개하기 시작했다. 아사다는 2008년 12월 그랑프리 파이널 이후 김연아와 3번 만나 모두 졌지만 예전의 영광을 다시 찾겠다며 투지를 불태웠다. 그러나 6년의 시간은 너무 많은 걸 바꿔 놨다.

점수가 발표된 뒤 아사다의 눈에 물기가 맺혔다. 애써 참고 있던 눈물은 일본 NHK 방송과 인터뷰를 하면서 터졌다. 흐르는 눈물과 콧물을 닦느라 제대로 말을 잇지 못할 정도였다. 아사다는 트리플 악셀을 두 번 모두 성공해 좋았는데 다른 곳에서 실수를 했다. 4분이 정말로 길었던 것 같은데 금세 지나갔다. 억울하고 분하지만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다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사다는 피겨 천재였다. 그러나 피겨 여왕이 되기에는 시대를 잘못 만났다.



이승건 w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