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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위기 식물 피난시킨다

Posted February. 20, 2010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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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로 멸종 위기에 처한 식물들을 피난시키는 방안이 추진된다. 멸종을 막기 위해 식물을 자생지 이외의 곳으로 옮겨 보전하려는 시도는 이번이 처음이다. 산림청은 최근 온난화 현상 등으로 자생지의 환경이 달라져 멸종 또는 감소 위기에 처한 취약 산림식물종 보존을 위해 기후변화 취약 산림식물종 적응사업을 벌인다고 19일 밝혔다.

산림청은 소나무, 구상나무, 철쭉, 진달래, 복수초, 피나물 등 100종의 식물을 기후변화 취약 산림식물종으로 분류해 생육 과정과 환경 등을 세밀히 관찰하기로 했다. 특히 이들 식물종의 자생지 일부를 조사구역으로 설정한 뒤 개화, 개엽, 결실 시기와 생육지의 자연 환경을 모니터링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각 조사구역에 기상관측장비를 설치해 온도, 습도, 풍향, 풍속, 강우량, 일사량, 토양수분 등을 지속적으로 관찰한다는 방침이다.

산림청은 조사구역 주변에 펜스를 치는 등 해당 식물의 보존 대책을 강구하는 한편 전국 9개 기후변화 취약식물종 보존원에 인공적으로 자생지와 비슷한 생육환경을 조성해 멸종위기 식물종에 대한 보전 및 복원 사업을 벌이기로 했다.

산림청은 모니터링을 통해 취약종들이 서식할 수 있는 기온분포대, 북방남방 한계 등에 대한 자료를 축적해 2013년부터는 이들 식물에 대한 체계적 보존관리 방안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식물종별 개화개엽을 예보하고, 지역별로 식물이 살 수 있는 구역을 표시한 식재가능지도(zone map)도 제공할 계획이다.

한국은 지난 100년간 평균기온이 약 1.5도 상승했다. 이로 인해 과거 서울에서는 꽃이 피지 않던 동백나무가 최근 꽃이 피는 등 자생식물의 서식지 이동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또 한라산의 구상나무, 설악산의 눈주목나무 등 고산성내한성 수종의 감소 현상도 뚜렷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림청 관계자는 평균기온이 1.52.5도 상승하면 동식물 2030%가 멸종위험에 처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어서 기후변화 취약 식물 보존 사업이 산림생물 다양성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덕영 fire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