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사설] 부동산 정책, 가격안정과 거래회복 균형 이뤄야

[사설] 부동산 정책, 가격안정과 거래회복 균형 이뤄야

Posted January. 11, 2010 08:16   

中文

새해 초부터 청약률 제로 아파트가 속출해 미분양 우려가 번지고 있다. 최근 청약 마감한 전국 60여개 단지 중 12곳은 청약자가 한 명도 없었다. 수도권 신도시나 주요 택지지구 아파트도 경쟁률이 미미했다. 건설사들이 2월 11일 양도세 감면 혜택이 마감되는데 맞춰 밀어내기 분양에 나선 탓이 크지만 금융당국이 부동산 투기를 막기 위해 총부채상환비율(DTI)에 관한 규제를 강화한 영향도 있다. 작년 9월 DTI 규제가 수도권으로 확대된데 이어 10월엔 제2금융권에도 적용되면서 급매물도 소화가 안 되고 있다.

서울 강남3구의 재건축 아파트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사업 진행이 빨라질 것으로 기대되면서 매수세가 붙어 일부 지역 아파트 값은 DTI 규제 이전 수준으로 회복됐다. 강남 일대의 전세 값은 최근 학군 수요가 되살아나고 공급물량이 부족해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2006년 전세대란의 재연 우려도 나온다.

이처럼 부동산 시장의 양극화가 심해지는데 정부 규제는 일률적이다. 이 때문에 가장 힘든 쪽은 실수요 주민들이다. DTI 규제에 따라 저소득층은 금융기관 빚으로 주택을 사기 어렵다. 그래서 이 규제는 현금 동원이 가능한 부자에게만 부동산 투자를 허용하는 셈이 됐다. 가계 부실과 금융기관 건전성에 부담이 되는 무리한 대출은 제한돼야겠지만 투기가 아닌 서민의 내 집 마련 꿈과 주택거래까지 얼어붙게 할 일은 아니다.

경기인천 지역에서 이달까지 석 달간 3만6000채의 주택이 입주를 시작했지만 절반도 입주하지 않은 단지가 많다. DTI 규제로 거래가 위축돼 입주예정자가 기존 집을 팔지 못한 때문이다. 이 같은 대출 규제가 집값만 잡는 게 아니라 서민의 주거주택문제를 악화시키는 결과를 빚는 것이다. 주택거래 부진은 소비위축으로 이어진다. 다행히 작년 11월 소매판매액이 1년 전에 비해 12.2% 늘어나는 등 소비가 회복세인데, 부동산 거래도 어느 정도 되살아날 필요가 있다.

올해 금융당국과 부동산당국은 투기는 막고 거래는 되살려 균형을 이루는 시장대책을 펴야 한다. 시중유동성 흐름과 제2롯데월드 허용 등 정책변수, 투기심리 변화까지 감안해 강남 재건축 아파트를 겨냥한 정밀한 대책을 추진하되 주택시장이 얼어붙은 곳까지 더 얼어붙게 해선 안 된다. 경제장관들은 주택 매매가 끊겨 고통 받는 서민 가구의 하소연을 들어보라. 서민을 위한다며 세금보따리를 푸는 게 전부일 수 없다. 부동산 정책에서도 서민의 가려운 곳을 긁어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