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지옥의 트라이앵글 피했지만 단 한팀도 만만치 않다

지옥의 트라이앵글 피했지만 단 한팀도 만만치 않다

Posted December. 07, 2009 09:04   

中文

아르헨티나, 나이지리아, 그리스.

한국이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 상대할 B조 3개국이다. 죽음의 조는 피했지만 결코 만만치 않은 상대여서 16강 진출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5일 남아공 케이프타운에서 열린 월드컵 본선 조 추첨 결과를 분석해본다.

한국 비관도, 낙관도 금물

한국이 그리스를 만나 그나마 다행이라는 분석은 잘못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그리스가 유로(유럽축구선수권대회)2004에서 우승한 뒤 2006년 독일 월드컵 예선 탈락, 유로2008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고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한국은 상대 전적에서 1승 1무로 앞서 있지만 그리스는 유럽 예선 2조에서 스위스에 이어 조 2위를 차지해 플레이오프를 거치지 않고 본선 티켓을 거머쥐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도 12위로 52위인 한국을 크게 앞선다. 한국은 아르헨티나(8위), 나이지리아(22위), 그리스에 이어 B조 4위 전력이라는 게 객관적인 평가다.

월드컵에서 두 차례 우승한 아르헨티나는 브라질과 함께 남미축구의 양대 산맥. 축구 신동 디에고 마라도나 감독의 지도력이 받쳐주지 못해 우여곡절 끝에 남미 4위로 본선에 올랐지만 간판스타 리오넬 메시 등 쟁쟁한 선수들이 즐비하다. 한국은 1986년 멕시코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1-3으로 진 것을 시작으로 1무 3패로 아르헨티나를 한 번도 이겨보지 못했다. 나이지리아는 아프리카 B조 예선을 6경기 연속 무패(3승 3무)로 통과했다. A매치 상대전적에서 한국이 2승 1무로 앞서 있는 것이 희망을 걸어볼 수 있는 대목이다.

김호 전 대전 시티즌 감독은 아르헨티나, 나이지리아보다 그리스를 낮게 평가하는 경향이 있지만 오히려 더 어려운 상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독일 출신 오토 레하겔 그리스 감독은 9년 동안 그리스를 이끌면서 선수들의 특징을 잘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학범 전 성남 일화 감독도 우리가 확실히 이긴다고 자신할 팀이 없다. 2006년 독일 월드컵 때도 프랑스와는 비기고, 해볼 만하다고 했던 스위스에 0-2로 졌다. 그리스가 최강은 아니지만 과소평가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넘지 못할 산은 아니다. 냉정하게 분석해 신중하게 대비하면 16강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한국은 내년 6월 12일 오후 8시 30분 넬슨만델라베이의 포트엘리스 스타디움에서 그리스와 1차전을 갖고 17일 오후 8시 30분 요하네스버그 사커시티 스타디움에서 아르헨티나와 2차전을, 23일 오전 3시 30분 더반 스타디움에서 나이지리아와 3차전을 벌인다.

북한과 일본은 죽음의 조

북한은 역대 최다인 월드컵 5회 우승에 빛나는 삼바군단 브라질, 아프리카 예선을 1위(5승 1무)로 통과한 코트디부아르,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 8강전에서 역전패의 아픔을 안겨준 포르투갈과 G조에서 만나게 됐다. 일본도 오렌지 군단 네덜란드, 북유럽 강호 덴마크, 불굴의 사자 카메룬과 E조에서 격돌하게 돼 가시밭길이 예상된다.

물 만난 프랑스, 잉글랜드

전차군단 독일과 사커루 호주, 동유럽 복병 세르비아, 아프리카 강호 가나가 맞닥뜨린 D조가 최악의 조로 꼽힌다. 반면 티에리 앙리의 핸드볼 반칙으로 운 좋게 본선에 오른 프랑스는 개최국 남아공, 우루과이, 멕시코 등과 A조에서 만나 비교적 수월한 예선을 치르게 됐다. 축구 종가 잉글랜드도 미국, 알제리, 슬로베니아 등 비교적 약체를 만나 손쉽게 16강 티켓을 바라볼 수 있게 됐다.



양종구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