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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엔캐리 자금 환차익 사냥?

Posted February. 07, 2009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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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금융위기 국면에서 대거 한국 증시를 떠났던 외국인 투자자들이 조금씩 돌아올 조짐을 보이고 있다. 원화가 쌀 때 한국 주식을 샀다가 원화가치가 오를 때 되팔아 환()차익을 얻으려는 목적이 커 보이지만 증권가에서는 이들의 정체와 투자의도를 놓고 분석이 한창이다.

6일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은 984억 원을 순매수해 지난달 28일 이후 8거래일 연속 매수우위를 보였다. 8거래일 연속 순매수는 글로벌 신용위기가 본격화하기 전인 2007년 4월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외국인의 매수세에 힘입어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32.38포인트(2.75%) 오른 1,210.26에 마감하며 지난달 8일 이후 한 달 만에 1,200선에 올라섰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외국인 중 연초부터 이달 2일까지 가장 많은 주식을 순매수한 세력은 미국계 투자자(4248억 원)이며 홍콩(2123억 원), 독일(996억 원) 등이 그 뒤를 이었다. 미국계는 2007년 글로벌 신용경색이 본격화된 이후 한국 주식을 집중적으로 투매해 주가 하락을 촉발시킨 장본인이다.

이달 들어서는 일본계 자금의 한국주식 쇼핑이 시작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호주 뉴질랜드 등에 주로 투자됐던 엔 캐리 자금(일본에서 낮은 금리로 조달된 엔화)이 최근 각국의 금리인하로 수익률이 떨어지자 화폐가치가 낮고 주식이 저평가된 한국으로 유입되고 있다는 것. 한국 증시가 지난해 9월 선진국 지수에 편입됐기 때문에 선진국 투자를 선호하는 일본계 자금이 앞으로 한국 주식에 대한 투자를 늘릴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일각에서는 외국인의 귀환이 최근 한국의 대표 기업들이 글로벌 기업들과의 생존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한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고 설명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1012월)에 영업적자를 내긴 했지만 엔고()의 직격탄을 맞은 일본 경쟁기업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선방했다. 현대기아자동차의 지난달 미국 시장 판매량은 글로벌 메이저 자동차 회사 중 유일하게 증가했다. 올 들어 외국인들이 순매수한 종목도 삼성전자 SK텔레콤 포스코 등 업종 대표주에 집중돼 있다.

그러나 지금은 어떤 증시 전문가도 외국인의 바이 코리아 행진이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단정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김학균 연구원은 외국인 동향은 여전히 국제금융시장 상황에 달려 있다며 앞으로 해외 증시가 또 불안해지면 한국 기업의 상대적 우위도 별 의미가 없을 수 있다고 말했다.



유재동 jarret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