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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국가비상국회가 맞지, 어째서 용산국회인가

[사설] 국가비상국회가 맞지, 어째서 용산국회인가

Posted February. 05, 2009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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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임시국회는 작년 말 국회 폭력사태 이후 거듭 미뤄져온 경제 살리기 및 국가정상화를 위한 법안들을 처리해야할 비상한 국회다. 국제통화기금(IMF)은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이 주요 선진 20개국(G20) 중 가장 낮은 -4%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20, 30대 취업자수는 통계를 낸 이후 처음으로 1000만 명 이하로 떨어졌다. 이런데도 국가비상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국회의원이 옆에 있다면 금배지를 빼앗아버리고 싶은 국민이 적지 않을 것이다.

민주당이 그동안 이번 임시국회를 용산국회로 만들겠다고 공언하다 2일 정세균 대표의 기자회견에선 일자리 창출 국회를 만들겠다고 한 것도 더는 민심을 외면하기 어려웠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도 원혜영 원내대표는 어제 국회 연설에서 용산 사건을 폭력 살인 진압으로 규정하고 민간파시즘의 그림자 같은 극한용어를 써가며 이번 국회를 용산국회로 몰아갈 것임을 예고했다.

민주당은 1일 서울에서 좌파 단체들과 연대집회를 가진데 이어 3일에는 충북에서 용산 사태 규탄 및 악법저지대회를 열었다. 7일 부산 울산 경남, 8일 대구 경북, 12일 경기 인천 등지에서 장외집회를 이어갈 예정이다. 정 대표는 이러면서도 일자리 창출 국회를 만들겠다고 국민 귀를 간지럽게 하는가.

민주당은 방송 통신 융합이라는 세계적 흐름에 대처하기 위한 미디어 관련 법안도 상정조차 못하게 하고, 고용기간 연장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7월1일부터 비정규직의 실직대란이 뻔한데도 이를 가로막고 있다. 자신들이 17대 국회 때 비슷한 내용으로 발의했던 마스크 처벌법안도 하루아침에 악법으로 둔갑시켰다.

정 대표는 일자리 창출을 강조한지 이틀 만에 정권이 잘못된 정책을 밀어붙이면 한 손에 쟁기를, 다른 손에 총을 들고 싸울 것이라고 했다. 자기들 뜻대로 안되면 언제든 쇠망치와 전기톱을 들고 의사당을 폭력의 전당으로 만들 수 있다는 협박처럼 들린다. 원 원내대표는 이 정권이 헌법을 무시하고 있다고 주장했지만 대의민주주의를 짓밟고 헌법정신을 부정하는 쪽은 민주당이다.

초당적 협조가 절실한 국가적 위기 속에서 민주당이 펴고 있는 상투적 대여() 공세에 얼마나 많은 국민이 호응하고 있는가. 여전히 낮은 지지율에 답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