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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회사는 몇등급?

Posted December. 12, 2008 0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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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기업재무구조개선단을 발족하고 일시적 유동성 부족 기업에 대해서는 지원하되 부실기업은 신속히 정리한다는 구조조정의 방향을 밝힘에 따라 각 채권은행의 기업 구조조정도 본격화되고 있다.

각 은행은 업종별로 거래 기업에 등급을 부여하고 지원 대상과 퇴출 대상을 구분하는 옥석가리기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은행권에서는 연말결산 실적이 확인되는 내년 초에 한계기업들이 수면 위로 드러나면서 2, 3월경부터 본격적인 구조조정이 시작될 것으로 보고 있다.

요주의 업체 계속 늘어

각 은행의 기업여신 담당자들은 한계기업의 수가 급속하게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11일 전체의 5%가량인 요주의 등급 이하 업체들에서 퇴출 기업이 나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국산업은행 관계자도 평상시에는 조기경보 이하 등급 기업이 5% 정도였는데 경기가 악화되면서 점점 늘고 있어서 해당 기업들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이 1140여 개의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3분기 영업이익으로 금융이자조차 감당하지 못하는 곳이 30.8%에 이를 정도다.

신한은행은 최근 기업구조개선본부를 만들고 건설업, 조선업, 해운업 등 3개 업종에 대해서는 특별팀을 따로 만들어 관리에 들어갔다. 또 중소 거래 업체와 소호(SOHO) 업체를 대상으로 부채 비율과 유동성 비율을 점검하고 있다.

우리은행도 기업개선지원단을 신설하기로 했다. 지원단은 기업개선부와 기업회생부로 나눠진다. 개선부에서는 기업의 워크아웃 작업을 하고, 회생부에서는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나 화의를 신청한 업체를 전담 관리하게 된다.

한 시중은행 부행장은 정부는 일시적 자금난을 겪는 기업은 최대한 살리겠다는 계획이지만 내년 초 올해 영업실적 결산이 이뤄지면 한계기업이 수면 위로 올라올 것이라며 내년 초면 본격적인 구조조정 대상 기업들이 쏟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대기업부터 우선 구조조정

정부 당국에서 기업 구조조정을 총괄하고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기업재무구조개선단 관계자는 은행들이 우선 대기업을 중심으로 평가와 모니터를 철저히 하면서 구조조정 대상을 선별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며 중소기업은 지원에 중점을 두되 대기업의 업종별 구조조정이 진행됨에 따라 함께 구조조정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채권금융회사로부터의 대출액이 500억 원 이상인 대기업은 기업구조조정촉진법에 따라 구조조정이 진행되며, 500억 원 미만인 중소기업은 채권은행 협약에 따라 자율적으로 진행된다. 별도로 건설업체는 대주단협약에서 금융지원을 하고 있으며 일시적 유동성 부족을 겪는 중소기업 지원을 위해서는 패스트 트랙이 가동되고 있다.

어느 경우든 구조조정의 관건은 채권 금융회사가 해당 회사의 건전성을 어떻게 평가하느냐에 달려 있다. 자산 건전성 기준으로 기업의 신용도를 10등급으로 나눌 때 14등급은 정상기업이며 57등급은 회색지대(그레이 존)라 불린다.

현재 대부분 중소기업은 이 회색지대에 포함돼 있다. 건설, 조선 관련 상당수 기업도 이 경계선상에서 생사의 갈림길에 있다.

은행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이 중 6등급 이하면 조기경보로 불리며 7등급 이하는 요주의로 분류된다.



정재윤 류원식 jaeyuna@donga.com rew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