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7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핵 프로그램을 검증 가능하도록 폐기한다면 한국에서 전쟁을 끝낼 수 있다고 말해 북한과 평화협정을 체결할 의사가 있음을 밝혔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오후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노무현 대통령과의 한미정상회담 뒤 언론 회동(press availability)에서 북한 지도자가 핵 프로그램을 전면 신고하고, 해체할 경우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다. 동북아에서 평화체제를 새롭게 설정하게 될 것이다며 이같이 밝혔다.
두 정상은 특히 10월 24일 평양에서 열리는 남북 정상회담에서 북한이 검증 가능한 비핵화 조치를 성실하게 이행할 경우 625전쟁을 종결하는 평화협정에 김 위원장과 공동 서명하겠다는 뜻을 노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전달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부시 대통령은 회담에서 우리의 목적은 625전쟁을 종결시키기 위한 평화협정에 김 위원장 등과 함께 서명하는 것이라며 이제 우리는 625전쟁을 종결시켜야 하며 그럴 수 있다는 메시지를 (남북 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에게 전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백종천 대통령통일외교안보정책실장이 전했다.
부시 대통령은 거듭 나의 목적은 평화조약(peace treaty)을 통해 625전쟁을 종결시키는 것이라며 (625전쟁을) 끝내야 하고, 끝낼 수 있다고 말했다고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6자회담 등 실무급에서 논의돼 온 한반도 평화체제 문제가 처음 한미 정상 차원에서 거론됐다는 점에서 평화체제 논의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한편 부시 대통령은 이날 시드니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 연설에서 북한 주민이 자유국가에서 누리는 것과 동일한 자유를 누리는 날이 오도록 노력하자고 말했다.
이 발언은 북한을 독재국가로 지칭하거나,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비판적으로 묘사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미국과 북한이 북핵 해결을 위한 6자회담에서 의견차를 좁혀 가는 정치적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조수진 김승련 jin0619@donga.com sr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