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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는 건 폴리크라트 감독은 누구?

Posted June. 25, 2007 05:28   

최근 정부가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한반도 대운하 사업과 박근혜 전 대표의 열차페리의 사업 타당성을 조사한 것이 밝혀지면서 야당 대선주자에 대한 정권 차원의 견제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정치권에서 증폭되고 있다.

특히 부동산 거래, 세금, 수사기록 등 일반인이 접근할 수 없는 자료들이 비방과 폭로 등 네거티브 선거를 목적으로 교묘히 가공돼 다양한 방식으로 무차별 폭로되면서 이 같은 의혹이 더욱 커지고 있다.

한나라당 당직자는 한나라당의 집권을 바라지 않은 정권 실세 차원에서 야당 대선 주자에게 타격을 가하기 위해 그동안 치밀하게 기획된 프로그램이 이제 막 가동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전 시장과 박 전 대표 캠프에서는 개인에 대한 모든 정보를 손바닥 보듯 볼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정권 실세가 아니고서는 이런 공작정치를 기획할 수 없을 것이라며 2002년 대선에서 네거티브로 재미를 본 검은 손에 의해 또 다시 야당 후보 죽이기 프로그램이 가동된 것 같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권 차원에서 네거티브 기획=이 전 시장 캠프의 기획본부장인 정두언 의원은 24일 정부 기관들이 일제히 대운하 죽이기에 가세한데 이어 8일에는 금융감독원이 (주가조작에 관여한) BBK에 대한 조사 결과를 총리실에 보고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통화에서 현 정권이 전방위로 야당 후보 경선에 개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전 시장 측은 또 언론에 보도된 이 전 시장의 부동산 거래 관련 의혹도 일반인의 접근이 불가능한 개인 정보를 활용한 것이기 때문에 여기에도 검은 손이 개입했을 개연성이 높다고 주장한다.

박 전 대표 측도 비슷한 생각을 갖고 있다. 고() 최태민 목사와 정수장학회 관련 의혹 제기 뒤에 검은 손이 있다는 판단이다. 박 전 대표 캠프 관계자는 최근 한 월간지에 보도된 최 목사 관련 의혹의 근거 자료들은 정보기관에나 있을 내용도 많았다며 해명이 끝난 일인데도 반복적으로 교묘하게 의혹 부분만 부풀려지고 있어 배후가 의심된다고 말했다.

검은 손의 행동대장은 폴리크라트?=얼마 전 한 대선주자 캠프 회의에서는 경제 관련 부처 내에서 대선주자 공약들을 검토한 각종 내부 보고서가 돌아다니고 있다는 말이 나왔다. 공무원들이 자신의 지지 성향에 따라 주요 대선 주자의 공약을 분석해 보고서를 만들어 돌려보고 있다는 것.

한나라당은 정권 연장을 위해 네거티브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검은 손이 정치 공무원인 폴리크라트(Policrat)와 정보기관 등을 동원해 자료 수집과 뒷조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나라당의 한 의원은 현 정부에서 실세로 활동했던 공무원과 정부 산하기관 관계자들은 야당에 정권이 넘어가면 밀려날 가능성이 높아 권력 실세의 행동대장으로 활동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들은 국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무원 조직과 자금력을 활용해 야당 대선 주자의 약점을 파악해 보고해 공을 세우면서 승진이나 좋은 보직을 받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개인의 세무정보와 부동산 거래 정보를 모두 보유하고 있는 국세청과 수사 과정에서 다양 첩보 등을 확보한 검찰경찰도 야권의 의혹의 눈길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최근 열린우리당 김혁규 의원이 이 전 시장의 위장전입 의혹을 처음 제기하며 공개했던 주민등록 이력이나, 한 일간지에 보도된 이 전 시장의 충북 옥천군 임야 및 서울 양재동 건물 매매 관련 내용은 정부 전산망에 접근할 수 있는 관계부처 또는 자치단체 공무원이나 정보기관 등의 협조가 없으면 외부에 알려지기가 불가능한 것들이다.

그러나 정보기관 관계자는 공식적인 조직 차원에서 움직이는 경우는 없는 것으로 안다며 정권 주변인물이나 범여권의 특정 대선주자와 친분이 있는 공무원들이 사적으로 움직이는 경우가 더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잡지를 통한 언론 유출 방식이 일반적=한나라당 대선주자에 대한 정보와 첩보는 확실한 정보와 근거가 불명확한 소문이 다른 방식으로 유통되고 있다는 정치권의 시각이다. 비교적 근거가 있는 내용은 범 여권 인사의 입을 통해 폭로되지만 그렇지 않은 사안은 주간지 등에 흘려 이슈로 만들어 주류 언론이 따라오게 만드는 방식을 쓰고 있다는 것. 경찰의 수사가 진행 중이지만 정부의 대운하 보고서의 내용이 처음 공개된 것도 한 경제주간지를 통해서였다는 점을 한나라당은 주목하고 있다.

그러나 한 정보 관계자는 범여권의 대선 후보가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조직적으로 야당후보 낙마를 기획하는 검은 손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박정훈 박민혁 sunshade@donga.com mh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