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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을 알자 눈뜬 K리그

Posted March. 02, 2006 03:12   

한국은 4년을 주기로 축구 열기에 휩싸인다. 평소 축구에 관심이 없던 사람들도 월드컵 예선부터 본선까지 뛰는 대표팀을 응원하거나 세계적인 팀들의 경기를 TV로 지켜보며 자연스럽게 축구에 빠져 경기장을 찾는다.

1998 프랑스 월드컵이 끝난 뒤 한국엔 프로축구의 르네상스라 불릴 정도로 축구 인기가 높았다. 서정원 김도훈 김병지 등 기존 스타에 고종수와 이동국 등 신예들이 급부상하자 오빠부대를 포함한 팬들이 연일 스탠드를 채웠다. 하지만 그 열기는 얼마가지 않아 식었다. 2002년 홈에서 열린 한일월드컵에서 한국이 4강 신화를 창출한 뒤엔 더 뜨겁게 녹색 그라운드가 달아올랐지만 역시 그 열풍도 곧 가라앉았다.

한국프로축구연맹 및 프로구단 관계자들은 그동안 한국 팬들이 국가대표팀에만 관심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해왔다. 대표팀 때문에 프로가 망 한다까지 말하는 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실제론 연맹과 구단의 책임이 더 컸다. FC 서울이 안양 LG 시절 일본 J리그 구단 운영 연구조사를 한번 실시했을 뿐 다른 구단이나 연맹은 팬을 어떻게 끌어들이고 잡아야할 지에 대해 전혀 연구하지 않았다. 그러고도 팬이 문제라고 책임을 전가해 왔던 것이다.

최근 연맹은 사상 처음으로 소위원회 3개를 구성해 1998년과 2002년 프로축구 팬의 성향에 대한 구체적인 사례조사에 들어갔다. 축구 붐이 일어난 뒤 식어가는 과정을 면밀히 연구하고 있다. 6월 열리는 2006독일월드컵이 끝난 뒤 그 열기를 살리면서 후유증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이다. 반가운 소식이다. 분명 월드컵은 프로축구 발전의 기회다. 올해에는 4년마다 반복되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양종구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