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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란의 두시간 반

Posted December. 19, 2005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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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월드컵축구가 열리는 독일의 분데스리가는 세계에서 가장 열성적인 팬들을 자랑한다. 도대체 무엇이 그들을 축구에 미치게 할까.

17일(현지시각) 차두리가 뛰고 있는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 팬클럽의 원정응원단과 함께 했다.

기차를 타니 150여명의 팬들이 기차 두 칸을 완전히 점령했다. 팀 유니폼과 목도리를 걸친 팬들이 쉴 새 없이 노래를 불렀다. 맥주 빈 병이 늘어나면서 흥은 점차 고조됐고 기자를 본 팬들은 기차가 떠나가도록 노래를 불렀다.

두두두 리리리 차차차, 두!리!차! 유명한 차두리 송이다.

옌스 괴페르트 씨(30부동산 컨설턴트)는 1년에 20번 정도 있는 원정 응원을 23번 빼고 거의 다 쫓아간다고 말했다. 크리스티안 기니게 씨(20회사원)는 한국 국가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있었다. 그는 2002한일월드컵 시작하기 전에 이미 한국 유니폼을 샀다며 유니폼에 차두리 사인을 받았다고 자랑했다.

축구, 술, 음악과 함께 2시간 반의 기차여행은 지루할 틈이 없이 순식간에 지나갔다. 묀헨글라드바흐 역에 도착한 것이 오후 1시30분.

역전에는 경기장까지 가는 셔틀버스가 줄지어있었다. 평소에 15분에 한 대 다니는 버스이지만 경기가 있는 날이면 시에서 증편해 무료로 팬들에게 제공한다.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 아우스베르츠 지크(Ausauswaerts-Sieg원정경기에서 승리를!)라는 구호를 행진곡풍 박자에 맞춰 외쳤다. 버스가 심하게 흔들리지만 운전사도 재밌기만 한 표정이었다.

프랑크푸르트의 5000여 원정팬들이 남동쪽 스탠드를 가득 메웠다.

차두리는 이날 세경기째 오른쪽 윙백 수비수로 출전했다. 전반 16분과 22분 프란시스코 코파도(프랑크푸르트)가 연속골을 터트렸다. 응원도 절정에 이르렀다. 누구도 패배를 예감하지 못했다. 경기는 결국 묀헨글라드바흐의 4-3 역전승으로 끝났다.

경기 후 만난 차두리의 표정은 어두웠고 힘은 쭉 빠져있었다.

그는 그러나 수비수로서도 나름대로 잘 적응하고 있다며 대표팀에서도 어떤 포지션을 맡든 꼭 멋진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정재윤 jaeyu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