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분들이 또 오셨어요

사상 최고의 티켓 가격(R석 45만 원베를린 필)과 나흘간 16시간 연속 공연하는 대중성 없는 공연(니벨룽의 반지)임에도 객석은 찼다. 바로 공연 티켓을 선() 구매 하고 지속적으로 공연장을 찾는 소수의 로열 관객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로열 관객은 자신이 좋아하는 공연은 반드시 챙겨볼 만큼 충성도 높고(Loyal), 최고급 공연에는 가격을 따지지 않는(Royal) 관객이다. 국내 공연기획자들은 이들을 2000명 선으로 추산한다.

로열 관객의 힘

7, 8일 서울 예술의 전당에서 내한 공연을 갖는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공연의 경우 7월부터 티켓 조기 예매를 실시했다. 첫날 718명이 티켓을 구입하는 등 한 달 간 전체 좌석(5064석)의 절반인 2248장이 팔렸다. 두드러진 현상은 R석과 C석의 매진이라는 양극화. C석의 경우 매진 뒤에도 취소 표를 기다리는 사람들의 문의가 폭주해 현재 대기자 리스트가 마련됐다. 조기 판매된 티켓은 모두 기업체의 단체 구매가 아닌 순수 개인 구매였다.

10월 열린 바그너 오페라 니벨룽의 반지 4부작 연속 공연도 개인 구매가 많았다. 기획사인 CMI측은 바그너 오페라는 대중성이 없어 기업체의 협찬도 거의 얻지 못했다며 스스로 돈을 주고 표를 산 관객들이 객석을 채워 놀랐다고 말했다. 나흘 간 공연을 모두 보는 최고 100만 원 짜리 패키지 티켓도 1500장 이상 팔렸다.

강수진 전승훈 sjkang@donga.com rap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