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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 짝퉁 차이나

Posted October. 18, 2005 0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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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밀수된 가짜 자동차 부품이 나돌고 있다.

지금까지는 현대기아자동차 브랜드를 중심으로 나돌더니 최근에는 개별 부품업체의 브랜드를 단 가짜까지 유통되고 있다. 업계가 자체 적발에 나섰지만 한계가 있어 자동차 부품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운전자의 안전을 위협한다는 말도 나온다.

최근 터보까지 모조품 들어와

자동차 부품 터보를 생산하는 하니웰코리아는 최근 자사 브랜드인 가레트 터보의 중국산 모조품 10여 개를 발견하고 유통 경로 조사에 들어갔다. 하니웰코리아는 조만간 이 모조품을 소유하고 있던 판매업체 관계자에 대한 수사를 경찰에 의뢰할 예정이다.

터보는 일부 운전자들이 엔진을 튜닝(자동차 성능 개조)하는 데 필수적으로 사용하는 부품. 따라서 가짜 부품이 대량 유통되면 사고의 위험이 커질 수 있다. 하니웰코리아는 제작 형태가 조잡하고 재질이 떨어져 가짜를 사용하면 안전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밝혔다.

국내에서 중국산 짝퉁 부품으로 가장 큰 피해를 보고 있는 회사는 현대기아자동차에 부품을 납품하는 현대모비스.

2002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218억 원어치의 가짜 부품을 적발했으며 올해에만 18차례에 걸쳐 29억 원어치의 중국산 가짜 부품을 국내에서 찾아냈다.

가짜 부품 올들어 49억원 어치 적발

관세청에 따르면 원산지를 표시하지 않고 수입하려다 적발된 중국산 가짜 자동차 부품은 올해만 49억 원어치나 된다.

가짜의 종류도 다양하다. 브레이크 패드, 클러치 등 내장 부품은 물론 EF쏘나타의 자동차 범퍼 등 외장재까지 가짜가 나돌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제조 과정이 복잡한 부품은 가짜가 거의 없지만 간단하고 작은 부품은 모양과 로고를 중국에서 거의 비슷하게 만들어 낸다고 말했다.

8월 중국 광저우()에서 적발된 가짜 브레이크 패드 공장에서는 완제품 2000개와 현대기아차 라벨 1만7000점이 발견되기도 했다.

외관까지 그대로 베껴 업계 골머리

중국에서 이미 자동차까지 모조품을 만들어 내고 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 중국 체리자동차의 QQ는 GM대우차의 구형 마티즈를 거의 그대로 본떠 소송이 진행 중이다. 업계에서는 마티즈의 차문을 QQ에 달아도 맞는다는 말이 나돌 정도.

쌍용자동차는 뉴 렉스턴을 거의 똑같이 모방한 중국 수광()자동차의 아오룽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둥펑()자동차의 샤오왕쯔()는 현대자동차 엑센트의 차체에 구형 아반떼의 해드 램프를 달아 놓은 퓨전형 짝퉁이다. 한국자동차의 인기가 올라가자 나타난 현상이다.

이런 환경을 이용해 중국 내에서만 유통되던 가짜 한국자동차 부품이 이제는 국내까지 흘러들어 오고 있다는 것. 동남아나 중동으로 수출된 한국산 중고차에 사용하기 위한 가짜 부품이 중국에서 해외로 수출되기까지 한다.

부품업계의 한 관계자는 업체가 자체적으로 시장조사단을 구성해 가짜 부품 적발에 나서고 있지만 자체적으로 처리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정부 차원의 대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현대모비스 장윤경 이사는 자동차 부품 교체를 의뢰할 때는 운전자가 꼭 상자에 검사필증과 위조 방지 홀로그램이 붙어 있는지 확인하는 습관을 들여야 가짜 부품 사용을 막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주성원 손효림 swon@donga.com arys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