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조정은 있어도 대세는 못꺾는다

Posted September. 27, 2005 05:57   

中文

주가가 단숨에 1,200을 뚫었다.

한국 증시 사상 처음 밟아보는 신천지다. 여기서 멈출 것으로 보는 시각은 드물다. 한 번 트인 물꼬가 바다로 향해 갈 것이라는 낙관론이 넘친다. 여기저기서 온통 주식 이야기가 봇물을 이룬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미국식 대세상승장이 시작됐다고 본다. 하지만 주가가 단기간에 너무 많이 올랐기 때문에 지금 투자를 시작하려는 사람은 성급하게 뛰어들지 않는 게 좋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식 대세상승장 시작됐나

미국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1961년부터 1982년까지 지루하게 6001,000 사이를 오갔다. 1982년 8월 776에서 출발한 지수는 1983년 11월 1,287까지 오르면서 본격적으로 네 자릿수 시대를 열었다. 이후 20년 넘게 10,000까지 쉼 없이 올랐다. 증시가 1982년을 기점으로 한 계단 업그레이드된 것이다.

현재 한국 증시는 미국의 1982년과 상황이 비슷하다고 보는 전문가가 많다. 1987년 이후 현재까지 5001,000 사이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하던 한국 증시는 간접투자를 통해 장기 투자하는 사람이 크게 늘면서 본격적으로 지수 네 자릿수 시대를 맞고 있다.

굿모닝신한증권 박효진() 연구위원은 경제성장률이 둔화되고, 투자자들이 간접투자를 통한 장기투자에 눈을 뜨고, 기업이 강력한 구조조정을 거치는 등 과거 미국과 현재 한국은 여러 측면에서 흡사하다고 말했다.

한화증권 이종우() 리서치센터장은 외국인투자가들이 최근 꾸준히 팔고 있지만 개인투자자들의 풍부한 돈이 시장을 지속적으로 떠받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26일 외국인은 2795억 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매도 금액-매수 금액)했지만 기관투자가가 4078억 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증시를 떠받쳤다.

22일 기준 주식형 펀드 수탁액 총액은 16조4110억 원으로 작년 말(8조5520억 원)보다 7조8590억 원 늘었다.

어디까지 오르나

장기적으로 오른다는 추세에는 대부분 동의하지만 전망에는 차이가 크다.

삼성증권 임춘수() 리서치센터장은 추세로 보면 꾸준히 상승하겠지만 연말 주가는 1,270이 될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임 센터장은 연금제도가 실시되고 적립식 펀드 자금이 몰리면서 장기 상승의 기초를 닦았다면서도 한국경제는 세계 경기에 여전히 민감하게 반응하고 경기변동 폭이 안정적이지 못해 급격한 주가 상승을 예견하기는 힘들다고 설명했다.

반면 태광투신운용 장득수() 자산운용본부장은 2년 6개월 안에 1,500 정도는 갈 수 있다며 무엇보다 경기가 바닥인 상태에서 주가가 오르고 있고 간접투자가 활성화된 게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대한투신운용 이춘수() 주식운용부장은 연말 목표주가 예측은 어렵다면서도 올라가는 대세는 꺾이지 않으며 조정이 있더라도 짧은 조정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개인투자는 어떻게 하나

대한투신운용 이 부장은 개인투자자는 기업의 기본 구조에 더 신경 써야 한다고 말했다. 지금처럼 활황기에는 전문가도 포트폴리오 구성이 쉽지 않기 때문에 종목을 제대로 알고 투자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한화증권 이 센터장은 지금이라도 주식시장에 들어가야 한다며 떨어질 때 장기 투자하면 골병들기 쉽지만 지금처럼 대세상승기는 장기 투자에 가장 적합한 시기라고 말했다.

다만 이 센터장은 기업 실적이 예상보다 좋아지지 않거나 경기 회복이 지연되면 장기 전망이 나빠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굿모닝신한증권 박 위원은 1,200을 넘어선 이후 당분간은 조심스레 투자하는 게 옳다며 장기 상승 추세이긴 하지만 투자시기를 고를 때는 긴 호흡을 갖고 50포인트 이상 조정될 때 들어가는 게 좋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