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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대통령-지방신문 편집국장 간담회

Posted August. 24, 2005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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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대통령으로 수용하지 않는 일부 언론 있다=노 대통령은 그동안 국정을 수행하면서 제일 어려웠던 점이 내 생각과 다르게 국민에게 전달되는 것이었다며 언론과의 관계를 맨 먼저 거론했다.

특히 일부 중앙언론과 나는 내가 정치를 하는 동안 내내 관계가 좋지 못했다. 그런 언론으로서는 내가 대통령 되는 것 자체를 수용할 수 없는 일이고 지금도 나를 대통령으로 수용하기 어렵다고 생각하는 일부 언론이 있어서 우리의 생각이 국민한테 바로 전달되지 않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지역 언론에 대해서도 지역적 이해관계 때문에 중앙정부의 정책이 항상 사시()로 비치는 측면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이것은 자업자득인 측면이 있다. 참여정부가 출발하면서 정치권력과 언론의 관계를 고쳐보자 해서 좀 버겁게 일을 시작하다 보니까 초반부에 언론과의 사이에서 상당한 갈등관계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새로운 대통령비서실장은 언론과의 관계에서 이런 목표를 고려해서 선임할 생각이라고 밝혀 언론인 출신인 이병완() 대통령홍보문화특별보좌관을 비서실장으로 기용하기로 한 배경을 설명했다.

말솜씨 때문에 손해 봤다=노 대통령은 임기 전반기에 대해 경제가 활짝 펴지지 않아서 국민에게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그러나 내 나름대로는 감히 대과() 없이 일해 왔다고 자부하고 싶다고 자평했다.

노 대통령은 경제 회복이 지연되고 있는 데 대해선 1차적으로 위기 극복에 관해서는 정부가 아주 효과적으로 대처해 왔다. 경기 활성화는 최선을 다했지만 편법을 쓸 수는 없었고, 시간이 필요한 문제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노 대통령은 일은 잘한 것 같은데, 국민한테 별로 지지는 못 받고 있다. 소회를 얘기하자면 하나는 지지를 못 받아서 섭섭하고, 또 하나는 내가 좀 억울하다고 생각한다. 한 가지 나한테 책임이 있는 것은 말솜씨가 별로 성공하지 못한 것 같다. 말로써 생긴 이미지의 손해가 좀 있었던 것 같다. 그것 때문에 국정 솜씨가 많이 깎이지 않았는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 좀 아쉽다고 말했다.

양원제 필요하다=지역대립구도 완화 차원에서 지역적 대표성을 강화하는 양원제를 구상해 보지 않았느냐는 질문을 받고 노 대통령은 필요하다. 지역의 이해관계와 가치가 반영될 수 있는 정치구조를 반드시 만들어야 한다고 답했다.

노 대통령은 1인 1표주의라는 표의 등가성 원칙에 따라 지금 3 대 1(도시와 농촌의 국회의원 1명을 뽑는 유권자 수 비율)까지 와있는데 2.5 대 1, 2 대 1까지 줄이라는 것이 헌법재판소의 의견이라며 그렇게 한 10년쯤 지나면 서울에서 고등학교를 다닌 서울 출신이나 수도권 출신 국회의원이 대한민국 국회를 완전히 지배해 버린다. 그러면 수도권 마음에 안 드는 법안은 상정 자체가 겁이 나서 하지 못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러면 한국의 중요한 의사결정 구조가 왜곡되는 아주 위험한 상태가 된다. 일극 중심의 사고방식이 국회를 지배하게 된다고도 했다. 그러면서도 이 얘기를 잘못 꺼내면 대통령이 양원제 개헌을 주장한 것으로 된다. 사적인 견해로서만 걱정하고 있다. 상원 같은 것을 합리적으로 하나 만드는 것도 하나의 좋은 방법일 수 있다고 이론적으로만 대답하겠다. 개헌 논의로 번지지 않도록 해 달라고 거듭 당부했다.

집권 후반기에는 통합에 주력하겠다=노 대통령은 집권 후반기 국정 과제의 우선순위에 대해 선거 때 크게 개혁과 통합을 공약했다. 개혁이라는 말에 대해 사람들은 피곤해 하지만 개혁 부분은 상당히 성과가 있었다. 통합 부분은 지역구도를 극복해서 지역 간 통합을 이뤄내겠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지역갈등은 그전보다 조금 누그러졌지만 지역구도는 그냥 남아 있다. 연정은 하나의 대안인데 구조적으로 지역구도를 고치자는 것이다면서 그러나 하나의 정치적 술수로 이해되면서 어려운데 하반기에는 여기에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 제안 방식이 마음에 안 든다면 다른 방법으로라도 여야 간에 협상이 될 수 있으면 어떤 협상이든 문을 열어 놓고 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정훈 jng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