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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TV, 지상파-통신 텃밭 위협

Posted August. 17, 2005 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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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 10만 가입자로 출발했던 케이블 업계가 지상파 방송과 통신업체를 위협하는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케이블 업계가 내건 기치는 TV, 인터넷, 전화를 하나로 묶는 트리플 플레이 서비스(TPS). 케이블의 TPS를 이용할 경우 가구당 정보통신비 지출이 30% 이상 줄어들 수 있다는 게 케이블 업계의 주장이다.

전화 사업=케이블 망 사업자(SO)들은 이달 초 케이블 폰 사업을 위한 연합 법인을 다음 달 구성하기로 합의했다. 내년 초 서비스가 시작되는 케이블 폰은 케이블TV의 1300만 가입자가 케이블 망을 이용해 유선 전화를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 SO 연합법인은 이를 무료 제공할 방침이어서 KT, 하나로텔레콤 등 기존 사업자를 바짝 긴장시키고 있다.

케이블TV협회 정하웅() 국장은 케이블의 전화 사업은 남는 선을 이용한 일종의 무료 부가 서비스라며 1000원가량의 상징적인 월 이용료를 받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초고속인터넷 사업=케이블 사업자들은 최근 경기 성남시 분당신도시 등을 중심으로 1만 원대의 케이블TV 보급형 채널과 인터넷 사용을 묶은 패키지 상품을 팔기 시작했다.

케이블 인터넷 가입자는 2002년 40만에서 6월 말 현재 100만을 넘어 초고속인터넷 서비스 시장에서 8.3%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분당의 경우 KT가 제공하는 인터넷서비스인 메가패스의 15월 신규 가입자는 2500가구인 데 비해 케이블 아름방송은 한 달에 2500가구씩 늘어나 지난해 대비 30% 이상의 신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케이블 관계자는 초고속인터넷 서비스를 1만30001만7000원에 이용하며 방송까지 함께 볼 수 있다는 가격경쟁력이 매력이라고 말했다.

방송 사업=지상파 위기론을 불러올 정도로 케이블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방송위가 6월 말 발표한 방송사업자 재산상황 공표집에 따르면 케이블TV의 순이익은 1185억 원으로 사상 처음으로 지상파(1136억 원)를 앞섰다.

SO의 경우 순이익이 2003년 253억 원에서 지난해 691억 원으로 173% 늘었고 프로그램 사업자(PP)는 231억 원에서 494억 원으로 113% 늘었다.

TV를 켠 시청자 중 얼마나 많은 사람이 해당 채널을 보는가를 드러내는 시청 점유율에서도 지상파가 2000년 80% 이상에서 올해 61%가량으로 떨어진 반면 케이블은 3839%를 기록하고 있다.

인수 합병으로 덩치 키우기=업계의 성장에 따라 케이블 업체의 몸값이 폭등하고 인수 합병 바람도 거세지고 있다. 케이블 업계에는 4월 현대백화점이 가입자 10만의 서울 관악 SO를 인수하며 가입자당 70만 원씩으로 계산해 700억 원을 들였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6월엔 서울에 14개 SO를 갖고 있는 C&M커뮤니케이션이 경기 고양시 일산지역 SO를 인수했다. 16만5000가구가 가입해 있는 서울 강남 케이블의 경우 인수합병 1순위로 꼽히지만 업계에선 수천억 원을 줘도 안팔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같은 인수 합병은 업계 주도권을 잡겠다는 측면 외에 KT 등에 비해 소규모로 분할돼 있는 취약점을 넘어서려는 것.



서정보 suh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