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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교전 3주년 첫 해상 위령제

Posted June. 25, 2005 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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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은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한 북한 경비정에 맞서 싸우다 꽃다운 나이의 우리 해군 장병 6명이 서해에서 산화한 지 3년이 되는 날이다.

해군은 당시 교전 중 장렬히 전사한 여섯 용사를 추모하기 위한 해상위령제를 625 55주년 하루 전날인 24일 인천 옹진군 연평도 인근 해상에서 처음 열어 고인들의 넋을 달랬다. 위령제는 서해교전이 벌어진 날의 음력 기일(5월 18일)에 맞춘 것으로 장례 절차 중 탈상()의 의미를 갖는다.

당신들의 고귀한 희생은 우리 가슴에 영원히 아로새겨져 있을 것입니다.

이날 오후 2시경 연평도에서 서남쪽으로 20마일 떨어진 해상에서 3000t 급 해군 구축함인 을지문덕함이 멈춰 섰다. 이 해역은 서해교전 당시 북한의 총격으로 숨진 윤영하(해사 50기) 소령 등 6명의 장병이 타고 있던 고속정 참수리 357호가 북한 함정과 교전한 곳.

해군 제2전투단장인 임한규(51해사 31기) 준장이 위령 제문을 읽어내려 가는 동안 깊은 한숨을 내쉬던 윤 소령의 아버지 두호(63해사 18기) 씨 등 유족 14명은 묵념에 이어 해상 헌화가 시작되자 모두 참았던 울음을 터뜨렸다.

전사자 6명의 어머니들은 바다에 국화를 흩뿌린 뒤 아들아, 이 어미는 어떻게 살라고 먼저 갔느냐며 바닥에 주저앉아 오열했다.

유족들은 이날 국가를 위해 싸우다 숨진 장병들에 대한 정부의 무관심과 냉대에 대해 그동안 참았던 서운함을 토로했다.

고 한상국 중사의 아버지 진복(62) 씨는 오죽하면 며느리가 한국이 싫다며 미국으로 떠났겠느냐며 3년이 지나서야 장병들이 숨진 바다에서 위령제를 여는 이 나라가 도대체 제대로 된 나라인지 의심스럽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교전 때의 부상으로 오른쪽 다리를 잃은 이희완(29해사 54기) 대위는 나라를 지키다 의롭게 숨진 6명의 영웅들이 국민의 기억에서 너무 쉽게 잊혀지는 것 같아 가슴 아프다고 말했다. 이 대위는 지난해 10월 결혼한 뒤 현재 서울대 심리학과 대학원 석사과정에서 위탁교육 중이다.

유족들은 위령제에 앞서 전사자 6명의 위패가 봉안된 경기 평택시 해군 제2함대사령부 영내 법당에서 천도()법회를 올렸다.

그러나 정부 관계자나 정치인은 단 1명도 참석하지 않았다.



황금천 kchw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