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현우, 김재현에 진필중까지.
일부에선 LG에서 역대 가장 화려한 멤버가 아니냐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온다. 1군이 아닌 2군 얘기다. 이들 몸값을 합하면 약 50억원. LG 구리구장(2군 훈련장)에 50억원이 굴러다니는 셈이다.
2000시즌 뒤 자유계약으로 풀려 4년에 18억원짜리 대형 계약을 했던 강타자 홍현우는 3년 동안 변변한 활약을 못했다. 여기도 아프고, 저기도 아프고. 다리 부상을 달고 다니는 그는 올해도 1군과 2군을 오르내리고 있다. 1군 18경기에서 타율 0.200(50타수 10안타)에 1홈런 8타점, 2군 7경기에선 타율 0.318(22타수 7안타)에 1홈런 3타점이다. 얼굴을 들기 민망한 성적이다.
지난주엔 김재현과 진필중이 2군에 합류했다. 김재현은 계약한다, 안 한다로 시즌 전 말이 많았던 선수. 구단에선 고관절 수술을 받은 그를 내치려고 했으나 여론이 무서워 부상이 재발해도 팀에선 책임 안진다는 각서를 받은 뒤에야 계약을 했다. 지난해 2억1000만원에서 3000만원 깎인 1억8000만원에 재계약.
하지만 올 시즌 타율 0.240(154타수 37안타)에 6홈런 21타점으로 중심타자치곤 방망이가 빈약했다. 최근 타격부진으로 고민하던 김재현은 코칭스태프와 상의, 잠시 여유를 갖고 타격감을 회복한 뒤 돌아오겠다며 2군행을 자청했다.
그는 6일 삼성과의 2군 경기에서 대타로 나가 안타를 쳤다. 이광환 2군 감독은 몸에 특별한 이상이 없는 만큼 열흘만 지나면 곧바로 1군에 올릴 계획이라고 했다.
올해 기아에서 자유계약선수로 풀린 뒤 4년에 30억원짜리 초대형 계약을 맺었던 특급 소방수 진필중은 3패 12세이브에 평균자책 5.24라는 부끄러운 성적을 냈다. 구원투수의 평균자책이 5점대라면 낙제점에 가깝다.
이순철 1군 감독은 고민 끝에 진필중을 2군으로 내려보내 선발 전환을 지시했다. 이광환 2군 감독은 9일 이천구장에서 열리는 두산과의 2군 경기에 처음 선발로 등판시킨다며 두 차례쯤 선발로 내보내 테스트할 계획이라고 했다.
진필중은 98년부터 6년간 구원 전문으로 뛰었던 투수. 그래서 갑작스런 보직변경에 제대로 적응할 지 불투명하다.
1군에서 잘 해야 할 선수들이 죄다 2군으로 내려가 있으니 LG는 답답하다. 7일까지 26승2무26패로 간신히 5할 승률을 거두며 3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2군 성적은? 북부리그에서 17승 3무 6패로 1위를 달리고 있다. 여기에 김재현 진필중까지 합류했다고 해서 호랑이에 날개를 단 격이라고 할 수도 없고. 참내.
김상수 s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