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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설만 있고 정부는 없었다

Posted March. 07, 2004 2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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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설로 국가의 기간도로망인 경부중부고속도로가 마비되는 등 예상 밖의 많은 피해가 발생한 것은 정부의 총체적인 재해재난 방지시스템 부재 때문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정부는 4일 오후 서울과 경기지방에 폭설이 온 데 이어 5일엔 중부지방에 폭설이 내려 큰 피해가 났는데도 눈이 거의 그친 뒤인 6일 오전에야 고건() 국무총리 주재로 관계장관 대책회의를 여는 등 뒷북 행정으로 일관했다.

고 총리도 관계 장관회의에서 기술 전문성이 없고 대응방안이 무계획적이며 구태의연하고, 희망적인 관측에만 매달려 결과적으로 긴급 제설대책이 실효성이 없었다며 초기에 안일하게 대응했다고 관련 부처를 질책했다.

또 고속도로 관리기관인 한국도로공사는 폭설로 고속도로에서 사고가 발생하는 등 마비 조짐이 나타나고 있는데도 8시간 늦게 교통통제에 들어가는 등 신속하고도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해 마비상황을 키우고 운전자들에게 큰 고통을 안겨줬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관계기관의 늑장 대응으로 고속도로 마비와 재산피해가 더 심각했다며 행정자치부와 건설교통부, 한국도로공사 등에 대해 책임을 묻기로 했다.

한편 중앙재해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번 폭설로 7일 오후 3시 현재 건물 54개동, 비닐하우스 1875ha, 축사 2716동, 수산 증양식시설 53개소, 인삼재배 등 시설 4368개소 등 전국적으로 3350억원의 재산피해가 났다.

그러나 아직 피해 현장 접근이 어려워 정확한 피해액 조사가 늦어지는 곳이 있어 피해 규모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6일 하루 동안 임시휴업에 들어간 전국의 1595개 초중고교 중 충남 논산시와 청양군, 경북 상주시 등의 일부 학교를 제외하고는 8일 정상수업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오점록(/) 한국도로공사 사장이 7일 사의를 표명했다.

오 사장은 이날 100년 만의 폭설이란 자연재해이긴 하지만 국민께 불편을 드린 데 대해 고속도로 관리를 총괄하는 책임자로서 도의적인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한다고 밝혔다.

오 사장은 1997년 육군 소장으로 예편해 국방부 차관보, 기획관리실장, 병무청장을 지냈으며 2001년 6월 한국도로공사 사장에 취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