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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 아세안 외교전 일에 판정승

Posted October. 08, 2003 2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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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국가연합(ASEAN)에 대한 영향력 확대를 놓고 중국과 일본이 ASEAN 정상회담(78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펼친 외교전은 중국의 판정승으로 끝났다.

중국이 일종의 불가침조약인 우호협력조약을 체결하고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의 가속화에 합의한 반면 일본은 국내 현안에 발목이 잡혀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일부 ASEAN 국가들은 일본이 미국 추종 외교에 기울어 동남아를 소홀히 다루고 있다며 불만을 나타냈다고 마이니치신문이 8일 전했다.

중국은 2020년까지 동남아 일대를 단일 경제공동체로 통합하려는 ASEAN의 계획에 화답해 FTA 체결 시기를 앞당기는 데 합의했다.

7월부터 싱가포르와 브루나이 여행자에 대해 비자 면제 조치를 취한 데 이어 미얀마와 캄보디아에 대한 경제원조 계획도 발표했다.

왕이() 중국 외교부 부부장은 우호협력조약 체결은 중국이 ASEAN을 협력 파트너로 성실하게 대할 것임을 증명하는 확인서라며 중국과 ASEAN의 관계는 새로운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선언했다.

중국은 한중일 정상회담에서도 3국간 FTA의 조기체결을 가장 강력히 주장해 앞으로 동북아 FTA 논의의 주도권을 잡았다고 외교소식통은 분석했다.

반면 일본은 ASEAN과의 우호협력조약이 미일안보조약과 중복될 소지가 많다는 이유를 들어 소극적 태도로 일관했다. FTA에 대해서도 가급적 빨리 추진한다는 입장만 재확인했다.

ASEAN은 1967년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싱가포르 태국 등 5개국이 동남아 공산화를 저지할 목적으로 설립한 국제기구. 당초 중국의 잠재적 위협에서 스스로를 지키려는 취지로 결성된 조직이 지금은 중국과 가장 가까운 사이가 됐다.



박원재 parkw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