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영국 호주 연합군은 20일 오후(현지시간) 바그다드의 주요 시설에 대해 추가 공습을 가한 가운데 쿠웨이트 이라크 접경지대에 포진했던 지상군을 이라크 영내로 진입시켰다. 이로써 이라크전쟁은 개전 15시간여 만에 육해공군 전력이 모두 투입되는 전면전으로 확대됐다.
미 제1해병대, 7기갑연대, 3보병사단 등과 영국 해병특공대는 이날 오후 8시(현지시간한국시간 21일 오전 2시) 포병 및 공중 화력 지원을 받으며 이라크 국경을 넘어 이라크 남부 항구도시인 움카스르와 남동쪽 원유 수출거점인 알파우 반도에 교두보를 확보했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이란 관영 IRNA통신은 미군이 이라크 남부 최대 원유 수출 중심지인 바스라로 진격하고 있다고 전했다. 호주 ABC방송과 영국 데일리 텔레그래프지는 미 해병대가 바스라 외곽을 포위하고 이라크군 사령관과 항복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바스라가 조기 함락될 경우 바그다드까지 560에 달하는 진격로에 배치된 이라크 전력이 급격히 약화돼 이번 전쟁은 조기에 바그다드를 둘러싼 시가전의 형태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미영 연합군은 또 이날 오후 9시쯤 바그다드에 미사일 및 전폭기 공습을 단행해 타리크 아지즈 부총리 집무실이 있는 기획부 청사와 대통령궁 등을 파괴했다. 모두 네 차례 공습이 이뤄졌으나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의 생사는 즉각 알려지지 않았다. 제프 훈 영국 국방장관은 21일 B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라크군이 이라크 남부에서 최대 30개의 유정에 고의로 불을 질렀다고 밝혔다.
후세인 대통령은 이날 미리 녹화된 것으로 보이는 국영TV방송 연설을 통해 미영 연합군이 우리의 사기를 떨어뜨리기 위해 온갖 유언비어를 퍼뜨리고 있다며 이라크 국민과 군은 어떠한 외부의 공격에도 절대 항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지상작전에 투입됐던 미 해병대 소속 헬기가 쿠웨이트 북부 국경지대에서 추락해 미영 연합군 16명이 사망해 연합군측의 첫 인명 피해를 기록했다. 이라크측도 교전 중 사망한 6명의 군인을 포함해 수십명의 인명 피해가 났다고 외신이 전했다.
박래정 ecopark@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