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피 아난 유엔사무총장은 이날 유엔본부에서 유엔무기사찰단의 복귀를 아무런 조건없이 수용하겠다는 내용의 서한을 이라크 정부로부터 전달받았다고 발표하면서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12일 유엔총회 연설과 아랍연맹 등의 중재노력 덕분에 이라크의 마음을 돌릴 수 있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무기사찰단은 1998년 12월 미국 영국군이 이라크를 공격하기 직전 이라크에서 철수했으며 그동안 이라크의 거부로 재입국하지 못했다.
아난 총장이 공개한 서한에서 이라크는 유엔의 관련 결의안을 이행 완료하고 우리가 대량살상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의심을 완전히 불식시키기 위해 이같이 결정했다면서 사찰의 즉각 재개를 위해 사찰단원의 배치를 협의할 준비가 돼있다고 밝혔다.
상반된 국제사회 반응이 서한에 대해 스콧 매클레런 백악관 부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이라크의 회피전술에 불과하며 (미국의 요구는) 사찰 문제가 아니라 이라크가 대량살상무기를 해체하고 안보리 결의를 지키는 문제라면서 이제는 안보리가 행동을 취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미 국무부 고위관리도 이 서한은 무기 폐기나 자유로운 사찰 활동을 보장하거나 무기개발 상황을 공개하겠다는 약속이 아니다면서 평가절하했다고 뉴욕타임스가 17일 보도했다.
영국 총리실은 사담 후세인 대통령은 오랫동안 상대방을 속여왔다면서 이번 제안이 진짜 무엇인지 지켜봐야 한다고 논평했다고 미국 언론은 전했다.
그러나 미국의 이라크 공격 주장에 강하게 반대해온 프랑스의 도미니크 드 빌팽 외무장관은 16일 유엔에서 국제사회의 초점은 이라크의 무기 해체이지 정권 교체가 아니다고 거듭 주장했다. 유엔총회에 참석중인 이고리 이바노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번 서한으로 이라크에 대한 새로운 결의안을 논의할 필요가 없어졌다고 말했다고 LA타임스가 전했다.
유엔의 무기사찰은 한스 블릭스 단장이 지휘하는 생화학 및 장거리 미사일 사찰 자크 보트 단장이 이끄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핵무기 사찰로 이루어지며 이날 이들 두 단장은 즉각 사찰 준비에 착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유가 급락이라크의 무기사찰 수용 발표에 따라 국제유가는 급락세를 보였다.
16일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10월물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는 배럴당 14센트 하락한 29.67달러로 정규장을 마쳤으나 이어진 시간외 거래에서 4.3%(1.27달러) 하락한 28.40달러를 기록해 29달러선이 무너졌다.
홍권희 konihong@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