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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 두 가족 “김정은 체제 경제난-코로나통제 못견뎌 귀순”

탈북 두 가족 “김정은 체제 경제난-코로나통제 못견뎌 귀순”

Posted May. 19, 2023 08:03   

Updated May. 19, 2023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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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밤 소형 어선을 타고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귀순한 북한의 두 일가족은 김정은 체제에서 가중된 경제난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강화된 주민 감시통제에 염증을 느껴 탈북을 결심했다고 증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18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이들은 귀순 직후 군과 국가정보원, 통일부 등 관계당국의 합동신문 과정에서 “남조선에선 정말 일한 만큼 돈을 벌 수 있느냐” “이곳에선 진짜 자유롭게 살 수 있느냐”며 한국 사회에 대해 적극적으로 질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소식통은 “어린 자녀까지 데리고 목선 한 척에 의지해 목숨 걸고 귀순을 결심한 자신들의 판단이 옳았음을 재차 확인하고 싶어 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평소 한국 방송을 몰래 시청하면서 한국 사회를 동경해 왔다고 말했다고 한다. 또 귀순을 결심한 뒤 수개월간의 치밀한 준비 끝에 귀순을 강행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북한 내 식량난 등 생활 여건이 주민들의 생존을 위협할 만큼 심각한 수준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이 코로나19로 인한 삼엄한 국경 봉쇄를 풀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뚫고 오랜 준비 끝에 목숨을 걸고 탈북을 감행한 자체가 북한 내 상황이 얼마나 어려운지 보여준다는 것이다. 북한의 강화된 체제 단속과 삼엄한 감시 통제에도 불구하고 두 일가족이 서해를 통해 바로 한국으로 오는 해상 귀순을 택한 데는 코로나19로 인한 북중 국경 봉쇄와 탈북 비용 급증 등의 요인이 깔린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다른 소식통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지난 정부와 달리 북한 인권 해결을 강조하는 기조도 귀순 결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국 방송을 통해 현 정부의 대북 정책을 접한 뒤 정부가 귀순자들을 북송하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손효주 hjs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