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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랄레스, 멕시코 공군기 타고 망명

Posted November. 13, 2019 08:38,   

Updated November. 13, 2019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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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년 장기 집권 끝에 부정선거 의혹과 경제난에 분개한 국민의 반정부 시위에 밀려 10일 사임한 에보 모랄레스 전 볼리비아 대통령(60)이 멕시코로 망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백악관 홈페이지 성명을 통해 “모랄레스에 맞서 자유를 쟁취한 볼리비아 국민들과 헌법 수호 의무를 준수한 볼리비아 군부에 박수를 보낸다”고 밝혔다.

 마르셀로 에브라르드 멕시코 외교장관은 11일 TV방송을 통해 발표한 성명문에서 “모랄레스가 전화를 통해 망명을 요청했다”며 “인도주의적 가치를 고려해 피난처를 제공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에브라르드 장관은 멕시코 공군기에 탑승해 멕시코 국기를 펴 들어 보인 모랄레스의 사진을 함께 공개했다.

 모랄레스는 이날 트위터에 “경찰이 나를 불법적으로 체포하려 했다. 정치적 이유로 나라를 떠나게 돼 슬프다. 망명을 받아준 멕시코 정부에 감사한다. 하지만 나는 조만간 더 큰 힘을 갖고 볼리비아로 돌아올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 태평스러운 표정으로 이불 위에 누워 휴대전화를 들여다보는 자신의 사진도 트위터에 게재했다.

 모랄레스가 떠났지만 볼리비아는 혼란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모랄레스의 하야 발표 후 그의 지지자들이 몽둥이를 들고 ‘내전이다!’라고 소리치며 수도 라파스 중심가로 모여들어 경찰과 격렬하게 충돌했다”고 전했다. 모랄레스파 시위대가 거리 곳곳에 바리케이드를 설치하자 볼리비아 군부는 “라파스시의 가스, 전기, 수도 공급을 차단하겠다”고 대응했다.

 제1야당 ‘민주주의연합’ 대표인 헤아니네 아녜스 차베스 상원 부의장은 TV 연설에서 “선거가 치러질 때까지 국가 통치권을 행사하겠다”며 “볼리비아는 민주주의로 회귀한다. 죽음과 파괴는 이제 멈춰야 한다”고 말했다.


손택균 so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