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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美협상에 南은 끼어들지 말라’는 北

Posted June. 28, 2019 08:11,   

Updated June. 28, 2019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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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 외무성 미국 담당 국장이 27일 “조미(북-미) 대화의 당사자는 우리(북한)와 미국이며 남조선 당국이 참견할 문제가 전혀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미국에 연락할 일이 있으면 이미 가동되고 있는 연락통로를 이용하면 되는 것”이며 “협상을 해도 조미가 직접 마주 앉아 하게 되는 것인 만큼 남조선 당국을 통하는 일은 절대로 없을 것”이라고 했다.

 권정근 북한 외무성 미국 담당 국장은 이날 발표한 담화에서 “(한국이) 조미 관계를 ‘중재’하는 듯이 여론화하면서 몸값을 올려보려 한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오사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향해 출발하는 당일 한국 정부의 비핵화 촉진자론을 재차 일축한 것이다.

 그러면서 “남조선 당국자들이 지금 북남 사이에도 그 무슨 다양한 교류와 물밑 대화가 진행되는 것처럼 광고하고 있는데 그런 것은 하나도 없다”고 했다. 문 대통령이 전날 국내외 통신사 서면 인터뷰에서 “남북 간에도 다양한 경로로 대화를 지속하기 위한 대화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한 것을 부인한 것이다.

 권 국장은 미국을 향해서 “대화를 하자고 하여도 협상 자세가 제대로 되어 있어야 하고, 하는 말이 통하는 사람과 협상해야 하며, 온전한 대안을 가지고 나와야 협상도 열릴 수 있다”고 했다. “결과물을 내기 위해 움직이자면 시간적 여유가 그리 많지는 못할 것”이라며 “우리의 거듭되는 경고가 결코 빈말이 아니라는 것을 명심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압박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연말까지 올바른 계산법을 가져오라고 한 만큼 새로운 안을 도출하기 위한 협상 시간이 많이 남지 않았다는 것이다.

 한편 미국연구소장을 겸하는 권 국장이 이날 본인 명의의 첫 담화를 내면서 향후 실무협상에 모습을 나타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앞서 북-미 실무협상에 나섰던 최강일 미국 국장 직무대행은 하노이 협상 결렬의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밀려난 것으로 정부 당국은 보고 있다. 한 소식통은 “최근 담화 등 북한의 대외 메시지가 잦은 것을 보면 대미, 대남 협상 라인 정비가 끝난 것 같다”고 했다.


황인찬 h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