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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핵화 ‘딴 길’ 경고하며 남북관계 속도내라 압박한 김정은

비핵화 ‘딴 길’ 경고하며 남북관계 속도내라 압박한 김정은

Posted January. 02, 2019 08:56,   

Updated January. 02, 2019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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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어제 신년사에서 “앞으로도 언제든 또다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마주 않을 준비가 돼 있다”며 두 번째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를 나타냈다. 그러면서도 김정은은 “미국이 일방적으로 그 무엇을 강요하려 들고 제재와 압박에로 나간다면 새로운 길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핵화 이탈 가능성도 경고했다.

 김정은은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나는’이라는 표현으로 자신의 의사를 직접 전달하는 것임을 강조하면서 “좋은 결과가 나오리라 믿고 싶다. 지난해 빠른 해결 방도에 동의한 만큼 언제든 만나자. 반드시 좋은 결과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호소하듯 말했다. 하지만 비핵화에 관해서는 ‘조선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다시 천명했을 뿐 북한이 보유한 기존 핵의 폐기는 언급하지 않았다. 지난해 9월 남북 평양공동선언에 담긴 ‘영변 핵시설 영구 폐기’도 거론하지 않았다. 대신 핵무기 제조·시험·사용·확산 중단만을 강조했다. 그가 말한 비핵화란 결국 핵동결 수준에서 마무리 짓겠다는 뜻이 아닌지 의문을 낳게 한다.

 김정은은 비핵화에선 한발자욱도 진전된 태도를 보이지 않으면서도 남북 적대관계 해소를 내세워 한미 연합훈련과 미국 전략자산 반입 중단을 주장했고, 교류·협력의 전면 확대를 위해 ‘전제조건이나 대가 없는 개성공단·금강산관광 재개’ 용의를 밝혔다. 그러면서 “외부세력의 간섭과 개입을 절대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토지사용료나 관광료 없이 일단 개성과 금강산을 열 수 있다는 미끼를 던지면서 남측을 향해 남북 경제협력에 속도를 내라고 주문한 것이다.

 지난해 ‘핵 단추가 내 책상 위에 있다“며 대미 협박을 서슴지 않았던 데 비하면 올해 김정은의 신년사는 크게 달라진 북-미 관계를 반영했다. 하지만 6·12 싱가포르 정상회담 이후 계속되는 장기 교착상태를 해소하기 위한 실질적 제안은 보이지 않는다. 미국의 선(先) 제재 해제 등 상응조치만 기다리겠다는 이런 태도로는 어떤 진전도 기대하긴 힘들다. 이래선 남북관계도 나아갈 수 없다. 남북과 북-미라는 두 바퀴 수레의 한 쪽만 돌려선 영영 제자리만 맴돌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