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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름 유네스코 등재로 중흥 맞을까

Posted November. 28, 2018 08:44,   

Updated November. 28, 2018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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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족 고유의 스포츠 씨름이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를 계기로 중흥을 맞이할 수 있을까.

 씨름은 26일 아프리카 모리셔스에서 열린 제13차 무형유산보호협약 정부 간 위원회에서 남북 공동으로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됐다. 1980, 90년대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던 민족 스포츠 씨름은 1997년 외환위기 영향으로 쇠락의 길을 걸었다. 정인길 대한씨름협회 씨름발전기획단장은 “당시 씨름단은 야구·축구에 비해 적은 비용으로 창단할 수 있어 중소기업이 운영을 맡는 경우가 많았다. 외환위기로 경영이 어려워진 기업들이 지원을 끊으면서 하나둘 해체 수순을 밟은 것”이라고 말했다.

 2000년대 초 이종격투기가 대대적인 인기를 끌면서 씨름에 대한 관심은 점차 줄어들었다. 화려한 기술 씨름보다는 체중이 무거운 선수들이 지루한 힘 싸움을 펼치는 모습이 반복되면서 팬들이 하나둘씩 떠나갔다. 대한씨름협회가 체급별 한계 체중을 줄이는 등 기술 씨름 부활을 위해 노력했지만 침체된 인기를 되살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정 단장은 ‘민속씨름단(프로) 창단’과 ‘경기 수 늘리기’를 시급한 과제로 꼽았다. 현재 남자 19개, 여자 6개인 실업팀을 점차 민속씨름단으로 전환해 예전의 인기를 되살린다는 게 씨름협회의 구상이다. 이를 위해 협회는 내년 1월부터 9월까지 시범 경기를 치른다. 정 단장은 “17개 시도에서 19개 팀이 참가하는 시범 경기를 계획하고 있다. 총 5개 대회 20경기를 치른다. 내년 9월 시범 경기가 마무리되면 지자체 5, 6개 팀이 프로로 전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민속씨름단 창단이 완료되면 2020년까지 민속씨름 경기를 현재 12경기에서 50경기까지 늘려 리그화를 추진한다. 이후 스포츠 토토 사업에도 합류해 수익을 창출하는 등 자생력을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씨름협회는 2000년 남북 정상회담 이후 논의가 끊겼던 남북 친선경기도 계획 중이다. 정 단장은 “유네스코 공동 등재가 논의되기 시작하면서 남북 씨름 친선경기를 준비해 왔다. 북측과 구체적인 논의를 해야겠지만 이르면 다음 달이나 내년 1월쯤이 될 것 같다. 유소년 팀을 중심으로 지속적인 교류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조응형기자 yesbr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