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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뷰티, 무슬림시장 눈을 떠요!

Posted March. 28, 2016 07:16,   

Updated March. 28, 2016 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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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히잡을 두른 무슬림 여성들에게도 아름다워지고 싶은 욕망은 있다. 무슬림 여성들의 화장품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지만 국내 화장품 업계는 할랄(아랍어로 ‘허용된’이라는 의미로 무슬림이 먹고 쓸 수 있는 제품을 총칭) 인증기준도 정확히 알지 못하는 등 시장 진출 준비가 부족한 상황이다.

 27일 KOTRA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미국 영국 독일 등 화장품과 생활용품 강국들은 발 빠르게 할랄 화장품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미국의 존슨앤드존슨은 할랄 보디클렌저와 비누, 영국-네덜란드계 다국적 기업인 유니레버는 할랄 치약, 싱가포르의 자하라는 할랄 네일용품을 판매하고 있다. 독일의 화학 대기업 바스프는 2010년 말레이시아의 공장에서 할랄 인증을 취득했다. 일본의 라이온은 할랄 보디클렌저, 로토제약은 인도네시아 시장에 립크림을 판매하고 있다. 시세이도는 2012년부터 스킨케어 화장품 ‘자(Za)’에 할랄 마크를 붙여 판매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세계 할랄 시장의 규모는 약 1000조 원. 이 중 화장품은 100조 원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 2050년에는 세계 인구의 3분의 1이 무슬림이 될 것이라는 예측도 있어 무슬림 시장을 잡기 위한 화장품 업계의 경쟁이 치열하다. 종교적 이유로 히잡과 차도르 등을 써야 하는 무슬림 여성들 사이에서 최근 눈 주변, 얼굴, 손, 발 등 노출할 수 있는 부위를 꾸미고 싶어 하는 분위기가 생긴 것도 무슬림 화장품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요인 중 하나다.

 하지만 할랄 화장품 시장에 대한 한국 화장품 업계의 대비는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세계 3대 할랄 인증기관인 인도네시아 무이(MUI), 말레이시아 자킴(JAKIM), 싱가포르 무이스(MUIS)의 인증이 있지만 한국 업체들은 인증 기준과 기관의 차이 등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할랄 화장품에 대한 조사를 하는 중이지만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LG생활건강은 2006년부터 요르단, 아랍에미리트 등 중동 시장에 진출해왔지만 할랄 인증을 받은 제품은 없다. 세계 1위 화장품 제조자개발생산(ODM) 업체인 코스맥스만이 지난달 인도네시아 법인에 공장을 별도로 두는 방식으로 무이(MUI) 인증을 받았다.

손가인 gain@donga.com·백연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