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랑스, 영국 등 유럽 주요국들이 때 이른 5월 폭염에 시달리고 있다.
25일 프랑스 일간 르파리지앵과 르몽드에 따르면 파리 낮 기온은 23일 올 들어 처음 30도를 넘은 뒤 26일까지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 예년보다 낮 최고기온이 12도가량 높은 것. 특히 영국 해협 맞은편의 프랑스 브리타니 지역은 낮 최고기온이 35도를 넘어 황색 폭염경보가 내려졌다. 2004년 폭염경보 시스템이 도입된 후 5월에 황색 경보가 발령된 건 처음이다. 프랑스에서 가장 더운 남부도 5월로는 이례적으로 낮 기온이 37도를 넘어섰다. 프랑스 기상청은 “어느 5월에도 보지 못했던 폭염이 이른 시기에 찾아와 오래 지속되고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온열질환 등 폭염 피해도 속출하고 있다. 24일 파리의 아마추어 달리기 대회에서 남성 1명이 숨지고, 10명이 병원에 실려갔다. 리옹의 스포츠 시설에서 운동 중이던 여성 한 명도 사망했다. 마리나 페라리 프랑스 스포츠부 장관은 X에 조의를 표하며 “이번 일은 폭염 중 체육 활동에 절대적 주의가 필요하다는 걸 보여준다”고 썼다.
24일 개막한 세계 4대 메이저 테니스 대회인 프랑스 오픈에선 선수와 관객 모두 더위와 싸우고 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선수들이 경기 중간중간 목에 얼음주머니를 두르고, 관객들은 코트에 물을 뿌릴 때 자신들에게도 뿌려 달라고 요청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25일 런던의 낮 최고기온도 33.5도를 찍어 역대 5월 최고 기온(1922년 32.8도)을 경신했다. 런던을 비롯한 잉글랜드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선선한 웨일스와 북아일랜드도 낮 최고기온이 각각 27.4도, 23.4도를 찍어 올 들어 가장 높은 기온을 기록했다. 이에 영국 보건안전청(UKHSA)은 22일 웨스트 미들랜즈, 잉글랜드 동부, 런던 등지에 폭염 경보 중 두 번째로 높은 주황 경보를 발령했다. 영국에서 가장 이른 시기에 주황 경보가 발령된 것이라고 BBC는 전했다.
포르투갈, 스페인, 이탈리아 등 남유럽 국가들도 5월 폭염을 겪고 있다. 특히 포르투갈 일부 지역의 최고 기온은 40도, 스페인 남부 지역은 38도에 육박하고 있다. 이탈리아 당국은 로마 등에서 낮 12시 30분부터 오후 4시까지 지속적으로 직사광선에 노출되는 작업을 제한할 것을 권고했다.
유럽의 5월 폭염은 북아프리카에서 북상한 따뜻한 공기가 서유럽 상공의 고기압 안에 갇히는 열돔 현상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폭염이 일찍 발생하면 그만큼 토양의 수분이 더 빨리 빠져나가 기온이 더 쉽게 오르고 비가 덜 오는 악순환에 빠질 우려가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분석했다.
유근형 noel@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