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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삼성전자 노조 향해 “기업경영권도 존중돼야”

李, 삼성전자 노조 향해 “기업경영권도 존중돼야”

Posted May. 19, 2026 08:33   

Updated May. 19, 2026 08:33


이재명 대통령은 18일 “노동권만큼 기업경영권도 존중돼야 한다”며 “현행 헌법상 모든 국민의 기본권은 보장되지만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공공복리 등을 위해 제한될 수 있다”고 밝혔다. 총파업 예고일인 21일을 사흘 앞두고 삼성전자 노사가 담판에 나선 가운데, 파업 강행 시 ‘긴급조정권’ 발동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이날 X(옛 트위터)에 “과유불급 물극필반(過猶不及 物極必反)이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지나침은 모자람만 못하고, 사물이 극에 달하면 반드시 반대로 돌아간다’는 논어와 당서의 문구를 인용해 삼성전자 노동조합의 요구를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 노조는 연봉 50%인 성과급 상한을 폐지하고 영업이익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마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노동자는 노무 제공에 대해 정당한 노동의 대가를 받을 수 있어야 하고, 위험과 손실을 부담하며 투자한 주주들은 기업 이윤에 몫을 가진다”며 “한때 제헌 헌법에 노동자의 기업이익 균점권이 규정된 적도 있었다”고 했다. 기업 이익의 일부를 근로자가 분배받을 권리를 명시했던 헌법 조항이 삭제된 만큼 영업이익에 연동해 성과급을 제도화할 것을 요구하는 삼성전자 등 일부 노조의 요구가 과도하다는 의미다.

이 대통령이 직접 삼성전자 노조를 향한 메시지를 낸 것은 삼성전자 파업 시 정부의 개입이 불가피하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17일 대국민 담화를 통해 “삼성전자 파업으로 국민 경제에 막대한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정부는 국민 경제 보호를 위해 긴급조정을 포함한 가능한 모든 대응 수단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노사 간 협상을 중재하는 중앙노동위원회는 이날 시작된 ‘2차 사후조정’을 19일까지 이틀간 진행하기로 했다. 일정을 이틀로 늘린 것은 노사 간 의견 차이가 커 협상이 조기에 마무리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사후조정에 단독 조정위원으로 참여한 박수근 중노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오늘 조정안이 나오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중노위원장이 개별 기업의 노사 중재를 위한 조정위원으로 참여하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정부는 사후조정이 결렬되고 노조가 파업을 강행할 경우 즉시 긴급조정권을 발동할 가능성도 열어둔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법상 긴급조정권은 시기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없지만 정부는 파업과 동시에 즉시 긴급조정권이 발동되더라도 법리상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정부 내에선 파업이 시작되더라도 노사 교섭 상황을 좀 더 지켜본 뒤 긴급조정권을 발동하는 방안도 유력하게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훈상 tigermas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