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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로비펌’ 된 로펌… 靑-국회 등 권력기관 출신 96% 취업 승인

[단독]‘로비펌’ 된 로펌… 靑-국회 등 권력기관 출신 96% 취업 승인

Posted May. 06, 2026 08:02   

Updated May. 06, 2026 08:02


2024년 5월 공정거래위원회가 카카오의 SM엔터테인먼트 주식 약 40%를 취득하는 기업결합을 조건부 승인한 배경엔 로펌의 보이지 않는 역할이 컸다. 유통과 음원 제작 분야의 독과점 폐해를 우려해 공정위가 승인하지 않을 수 있다고 보는 시각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카카오가 자문한 법무법인 율촌은 대관팀을 총동원해 “시장 교란 우려는 없을 것”이라며 수차례 대면회의를 통해 공정위를 끈질기게 설득해 조건부 승인을 이끌어냈다. 당시 율촌 대관팀에는 공정위 출신 공직자뿐만 아니라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에서 근무한 해외 변호사 등이 포진해 있었다. 앞서 SK텔레콤과 티브로드 합병 등을 이끌어낸 경험 등도 활용했다.

이처럼 로펌의 업무가 기존 민형사·행정소송 대리를 비롯한 법률 대응을 넘어 기업 자문과 입법 컨설팅의 영역으로 무게중심이 이동하면서 로펌의 인재 영입군도 변하고 있다. 법원이나 검경 수사기관 출신 전관 영입에 그치지 않고 ‘핵심 권력기관’ 출신 공무원을 전문위원이나 고문 등으로 채용해 사실상 로비스트처럼 활용하면서 ‘로비펌’(로비스트+로펌)이란 말까지 나온다.

실제로 5일 동아일보가 인사혁신처와 국회사무처, 대법원을 통해 2021년 1월부터 올해 3월까지 최근 5년간 로펌으로 자리를 옮긴 공직자 607명을 전수분석한 결과 청와대(대통령비서실)나 국회, 감사원, 국세청, 금융감독원, 국가정보원, 법무부, 국방부 등 핵심 권력기관 8곳 출신 177명 중 169명(95.5%)이 정부·국회 공직자윤리위원회(윤리위) 취업심사를 통과해 로펌에 취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관예우에 대한 비판 여론이 높아지면서 상대적으로 엄격한 취업심사를 받고 있는 검찰, 경찰 등 수사기관 출신 퇴직 공무원은 심사 대상 251명 중 163명(64.9%)의 취업이 허용됐다.

현행 공직자윤리법에 따르면 퇴직 공직자는 퇴직일로부터 3년 이내에 재취업하려면 윤리위 취업 심사를 받아야 한다. 연간 거래액이 100억 원 이상인 로펌에 취업할 때만 심사를 받고, 심사 대상자가 퇴직 전 5년간 처리했던 업무와 관련성이 있는 로펌에는 취업할 수 없다.


송유근 bi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