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5일 지방선거 공천 대가로 1억 원을 주고받은 혐의로 강선우 의원과 김경 전 서울시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두 사람에 대한 사법 심판은 법원에 달렸지만 이번 사건은 사법의 영역에서 끝낼 일이 아니다. 유력 정당에서 공천 헌금이 오간 자체도 묵과할 수 없는데다 돈을 받은 국회의원이 공천에 개입한 정황이 드러났다는 점에서 더욱 심각하다. 6·3 지방선거에서 정당들의 공천이 과연 투명하고 공정하게 이뤄질지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다.
김 전 시의원이 2022년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공천을 희망한 서울 강서구는 강 의원의 지역구였다. 김 전 시의원은 다주택 문제로 공천 배제 대상이었지만 공천관리위원이었던 강 의원이 공천을 강하게 주장해 단수 공천됐다. 당 공관위 간사였던 김병기 의원은 금품 수수 사실을 듣고도 나 몰라라 했다. 엄정하게 공천을 관리해야 할 책임자들이 오히려 불법을 저지르고 방치한 것이나 다름없다.
이는 개인의 일탈을 넘어 공천 시스템 자체에 대한 신뢰를 송두리째 무너뜨릴 수 있는 구멍이 난 것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나아가 국회의원이 자기 지역의 지방의원 공천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구조적 병폐를 드러냈다. 국민의힘 역시 박순자, 하영제 전 의원이 2022년 지방선거 출마자한테서 공천 대가로 수천만 원을 받은 혐의로 지난해 실형이 확정됐다. 공천 뒷돈은 구시대의 악습이 아니라 정당을 가리지 않고 바로 직전 지방선거까지 일어난 현재의 부패인 셈이다.
여야는 국회의원이 지역의 당 조직을 총괄하는 위원장을 맡고 있다. 문제는 의원들이 그 지위를 이용해 공천에 관여하는 것을 정당들이 허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방선거 출마자들이 해당 지역 의원에게 줄을 대려 암암리에 후원금을 내는 관행이 사라지지 않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이런 유착을 끊어내려면 국회의원이 자의적으로 개입하지 못하도록 공천 심사를 투명화하고 그 기준을 철저히 객관화하는 이중삼중의 장치가 반드시 필요하다.
공천 비리는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들고 유권자의 선택을 왜곡하는 중대 범죄다. 국민의 혈세로 매년 수백억 원의 보조금을 받는 정당이 이를 방치하는 건 직무 유기다. 여야는 이번 선거를 공천 비리의 싹을 뿌리부터 도려낼 개혁의 시작점으로 삼아야 한다. 밀실에서 이뤄지는 ‘그들만의 공천 리그’에서 벗어나 무자격 후보를 걸러내고 지역을 위해 제대로 일할 진짜 일꾼을 선발할 분명한 비전부터 내놓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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