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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尹에 ‘너 때문에 망쳐’ 계엄 선포 직후 심하게 싸워”

“김건희, 尹에 ‘너 때문에 망쳐’ 계엄 선포 직후 심하게 싸워”

Posted December. 16, 2025 08:32   

Updated December. 16, 2025 08:32


12·3 비상계엄 선포 직후 김건희 여사가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너 때문에 망쳤다”며 화를 내며 크게 다툰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내란 특검(특별검사 조은석)은 최종 수사 결과 브리핑에서 김 여사의 측근으로부터 이같은 진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특검은 김 여사가 윤 전 대통령과 계엄을 사전에 모의한 사실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김 여사의 주변 인물을 광범위하게 조사하는 과정에서 “계엄을 선포했을 때 윤 전 대통령과 김 여사가 심하게 싸웠고, ‘내가 생각하고 있는 게 많았는데 비상계엄을 선포해서 모든 것이 망가졌다’는 말을 김 여사가 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계엄 당일 행적을 확인하기 위해 특검은 김 여사가 방문한 성형외과 관계자들도 광범위하게 조사했지만 김 여사가 비상계엄과 연관된 증거는 찾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특검은 김 여사가 지난해 12월 3일 오후 6시부터 3시간 동안 서울 강남구에 있는 한 성형외과에 머물렀던 사실을 확인했다. 이후 김 여사가 성형외과를 떠난 시점으로부터 약 1시간 뒤 비상계엄이 선포됐고, 당시 김 여사는 관저에 머무르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계엄 선포를 접한 후에야 김 여사가 상황을 인식한 것에 비춰 볼 때 특검은 김 여사가 사전에 계엄이 선포될 것이라는 사실을 알지 못했을 것이라고 결론 내렸다고 밝혔다.

윤 전 대통령과 사전에 비상계엄을 계획한 ‘비선 라인’으로 지목된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과 만나거나 통화·메시지를 주고받은 기록도 발견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박 특검보는 “노 전 사령관과 김 여사가 만났다는 증거가 없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2023년 8∼11월 관저 모임 등에서 군 관계자들이 계엄을 모의했을 당시 김 여사가 군 인사들과의 모임에 참석한 사실도 확인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박 특검보는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등에게 보낸) 텔레그램 메시지 등에 비춰 볼 때 김 여사의 국정 개입이 상당했던 것으로 의심되고 특검팀도 의혹을 염두에 두고 수사하며 계엄 당일 행적을 확인했지만 비상계엄 관련 사항은 밝혀지지 않았다”며 “비상계엄 선포 개입을 증명할 어떤 증거나 진술도 없었다”고 밝혔다.

다만 특검은 김 여사를 둘러싼 사법 리스크가 비상계엄 선포의 일부 계기가 됐을 수 있다는 점은 인정했다. 윤 전 대통령이 정권 출범부터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등 김 여사의 사법 리스크에 부담을 느끼고 있었고 이런 상황도 계엄 선포에 영향을 줬다는 뜻이다. 박 특검보는 “명태균 리스크나 명품 가방 수사가 직접적인 건 아니었지만 계엄 선포 시기를 정할 때 어느 정도 반영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구민기 기자 k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