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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정상 통화… ‘남의 일’일 수 없는 日-대만-우크라의 처지

美中 정상 통화… ‘남의 일’일 수 없는 日-대만-우크라의 처지

Posted November. 26, 2025 07:45   

Updated November. 26, 2025 07:45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4일 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내년 4월 방중, 시 주석의 내년 미국 답방을 논의했다. 한 달 전 부산 회담에서 무역 갈등 휴전에 합의한 데 이어 양국 관계의 전반적 개선에 시동을 건 것이다. 이날 주요 2개국(G2) 정상의 대화에서 나온 의외의 내용은 대만 문제였다. 중국 외교부는 시 주석이 “대만의 중국 복귀는 전후 질서의 중요한 구성 부분”이라고 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대만 문제가 중국에 중요하다는 점을 이해한다”고 했다고 밝혔다.

비록 트럼프 대통령이 이후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에게 전화를 걸어 시 주석과의 대화 내용을 설명했다지만 일본엔 가히 당황스러운 일이라 할 것이다. 다카이치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발언을 이유로 중국이 미국의 핵심 동맹인 일본에 파상적 보복을 가하는데도 ‘대만을 건드리지 말라’는 입장을 이해한다고 말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 총리의 발언은 중국의 레드라인을 건드렸지만 중국의 대만 침공 저지를 군사 전략의 최우선 과제로 놓겠다는 미국 기조에 맞춘 것이기도 했다.

동맹과의 연대보다 강대국 간 거래에 따른 미국의 이익을 중시하는 ‘트럼프 리스크’를 고스란히 드러낸 단면이 아닐 수 없다. 사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중국 관세 압박으로 누릴 경제적 이득은 수없이 강조하면서도 유사시 대만 방어 여부를 묻는 질문엔 매번 답을 피했다. 그것이야말로 아무리 일본이 동맹이고 대만이 우방이라 해도 미국에 득이 되지 않는 분쟁엔 끼어들고 싶지 않다는 마가(MAGA), 즉 트럼프식 미국 우선주의의 본질인 셈이다.

이런 모습은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압박에서 그대로 반복되고 있다. 최근 공개된 미국의 종전안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점령지를 인정한 반면, 우크라이나 안전보장엔 모호한 것이 사실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 동맹, 우방 우크라이나와의 협력보다 전쟁 종식으로 얻을 미국의 경제적 수익을 따지며 러시아와의 담판으로 풀려 하고 있다.

트럼프발 ‘동맹 리스크’에 대한 불안감은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당장 미국은 주한미군 역할을 중국 억제로 바꾸겠다는 계획이지만 이는 한국이 중국의 잠재적 공격 표적이 될 수 있는 위험성도 안고 있다. 내년 미중 회담 결과와 트럼프 대통령의 변덕에 따라서는 국제 안보 질서에 새로운 격변이 닥칠 수도 있다. 그 흐름을 면밀히 읽어 외교 원칙과 전략을 세워야 미중 사이에 낀 애먼 새우등 처지가 되지 않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