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러다 내년 1월에 쓰레기 처리할 데 없어서 ‘뺑뺑이’ 돌게 되는 거 아닌지 걱정됩니다. 시행일이 코앞인데 도대체 언제 결정하겠단 건지 모르겠어요.”
서울의 한 자치구 폐기물 담당 직원은 12일 이렇게 하소연했다. 내년부터 수도권 생활폐기물 직매립이 금지되지만 시행일을 불과 50일 앞두고도 정부가 시행 여부를 확정하지 않아 현장 혼란이 커지고 있다. 시행이 임박했지만 수도권 내 소각시설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시행규칙이 예고된 지 4년이 지났지만 새로 건설된 소각장은 ‘0’곳이다. 서울시는 마포, 경기도는 광주·고양·부천, 인천시는 부평 등을 신설 후보지로 검토했다. 하지만 모두 주민 반발에 막혀 착공조차 이뤄지지 않았다. 당장 쓰레기 처리를 해야 하는 서울 자치구들은 애를 태우고 있다. 한 자치구 관계자들은 “빨리 결정이라도 내려줬으면 좋겠다.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결정도 못 하고 현장 혼란만 커지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는 가정이나 사업장에서 나온 생활쓰레기를 소각이나 선별 등 전처리 없이 매립지에 바로 묻는 행위를 막는 제도다. 2021년 환경부(현 기후에너지환경부)는 폐기물관리법 시행규칙을 개정하면서 수도권은 2026년 1월 1일, 비수도권은 2030년부터 종량제 봉투에 담긴 생활폐기물을 직접 매립할 수 없다. 소각이나 선별을 거친 잔재물만 매립지 반입이 가능하다.
서울과 경기도는 소각장 신설이 잇따라 무산돼 당장 처리할 시설이 없다는 이유로 유예를 요구하고 있다. 반면 수도권매립지를 보유한 인천시는 “더 이상 서울과 경기의 쓰레기를 받을 수 없다”며 예정대로 시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수도권 광역지자체 간 의견이 첨예하게 갈리는 가운데 정부도 제대로 된 결론을 내리지 못하면서 ‘쓰레기 대란’이 발생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직매립 금지를 유예하더라도 소각장 신설에 대한 인센티브나 재정 지원 같은 실질적 대책이 없으면 같은 문제가 반복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송진호 기자 jino@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