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KAIST 가을학기 원자력 전공 지원자가 4년 만에 ‘0명’으로 떨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원전 산업의 불확실성이 커지자 지원자가 끊긴 것으로 풀이된다. 인공지능(AI) 시대 급증하는 전력 수요를 뒷받침해야 할 주요 에너지원인 원전 기술의 인재 저변이 정책 혼선 속에 약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0일 KAIST에 따르면 올해 2학년이 되는 학부생 가운데 가을학기 원자력·양자공학과 지망생은 정부의 ‘탈원전’ 기조가 한창이던 2021년 이후 4년 만에 다시 0명으로 돌아갔다. 지난해 가을학기 지원자는 4명이었다. 이에 따라 올해 원전 전공생은 봄학기 지원자 4명에 그치게 됐다. KAIST 신입생은 ‘무학과(무전공)’ 전형으로 들어와 2학년에 자유롭게 전공을 선택한다. 2016년만 해도 이 학교 연간 원전 신입생은 22명이었지만 2017년 정부의 탈원전 기조 이후 한 자릿수로 떨어진 바 있다.
학계에서는 원전이 정치 이슈와 맞물려 불확실성이 커지자 인재 저변이 약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최근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전 정부에서 수립한 신규 원전 건설 계획을 재검토할 뜻을 밝힌 바 있다.
윤종일 KAIST 원자력·양자공학과 교수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에너지 정책이 180도 달라지면서 (원전 산업의) 불확실성이 너무 커졌다”며 “이대로 가면 20년 후 제대로 된 원전 기술자도 사라질 것”이라고 했다.
세종=정순구기자 soon9@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