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피의자 신분으로 6일 김건희 특검(특별검사 민중기)에 나와 조사를 받았다. 전현직 대통령 부인으로선 사상 처음으로 포토라인에 선 김 여사는 이날 오전 조사실로 들어가면서 “저같이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심려 끼쳐 죄송하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9시 32분경 변호사들과 함께 차량을 타고 서울 서초구 아크로비스타 자택을 나선 김 여사는 오전 10시 10분경 특검 사무실이 있는 서울 종로구 KT광화문웨스트빌딩에 도착했다. 검은 치마 정장에 검은 단화 차림으로 차에서 내린 김 여사는 빌딩 2층에 마련된 포토라인으로 향하는 동안 굳은 표정으로 고개를 숙인 채 땅만 바라보며 걸었다.
포토라인에 선 김 여사는 “국민 여러분께 저같이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이렇게 심려를 끼쳐서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수사 잘 받고 오겠다”고 말했다. 김 여사가 수사 기관에 출석해 조사를 받은 건 특검 수사 개시 35일 만이다. 김 여사는 ‘국민에게 할 말 있느냐’는 질문에 “죄송하다”고 재차 사과한 뒤 ‘명품 목걸이와 가방 왜 받았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은 미리 알고 있었나’ 등 다른 질문에는 답하지 않고 변호사들과 함께 12층 조사실로 향했다.
이날 특검은 티타임 등 별도의 예우 없이 오전 10시 23분경 곧바로 조사를 시작했다. 특검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명태균 씨의 무상 여론조사 제공 및 공천 개입, 건진법사 전성배 씨를 통한 통일교 청탁 로비, 고가 장신구 재산신고 누락 의혹 순으로 조사를 진행했다. 김 여사는 진술 거부권은 행사하지 않고 관련 혐의를 전면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여사는 영상 녹화 조사에는 동의하지 않았다. 이날 조사는 휴식 시간을 포함해 총 ##시간##분에 걸쳐 진행됐다.
특검 안팎에선 아직 김 여사를 상대로 조사할 혐의가 많이 남아 있는 만큼 최소 한 차례 이상 김 여사를 불러 조사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김건희 특검법이 총 16개 수사 대상을 규정하고 있는데, 아직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 양평고속도로 특혜 의혹, 집사 게이트 등 이날 조사하지 못한 의혹이 더 많이 남았다.
특검은 김 여사를 최소 한 차례 더 불러 조사한 뒤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내란 특검이 윤석열 전 대통령을 2차례 불러 조사한 뒤 구속영장을 청구한 전례를 고려할 때, 김건희 특검 역시 조사가 상당 부분 이뤄진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과 관련해 김 여사에게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등을 우선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한 뒤 다른 혐의에 대한 수사를 이어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조승연 기자 cho@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