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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저사양 AI칩도 中수출 통제… 관세전쟁, 반도체로 확전

美, 저사양 AI칩도 中수출 통제… 관세전쟁, 반도체로 확전

Posted April. 17, 2025 07:32   

Updated April. 17, 2025 07:32


갈수록 격화되는 미중 관세 전쟁이 인공지능(AI) 반도체 전쟁으로 확전됐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엔비디아의 중국 수출용 저사양 AI 반도체 ‘H20’까지 대중(對中) 수출통제 목록에 포함시켰다. 양국의 ‘총성 없는 전쟁’에 엔비디아뿐만 아니라 중국 AI 투자 붐을 앞두고 있던 국내 기업들도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15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미국 정부가 H20을 중국에 수출하려면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통보했다”며 “해당 규칙은 무기한 유지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엔비디아에 따르면 미 정부 당국자들은 H20이 중국의 슈퍼컴퓨터에 사용될 것이란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이번 조치를 시행했다고 밝혔다.

엔비디아의 H20 반도체는 미국이 2022년 고성능 AI 칩의 대중 수출을 규제하면서 중국 시장을 겨냥해 따로 설계된 제품이다. 엔비디아의 고성능 주력 제품인 ‘H100’ 대비 연산 능력이 약 20% 수준에 그친다. 하지만 올 초 중국 AI 기업 딥시크가 저사양 AI 반도체로 생성형 AI 개발에 성공하면서 중국 기업들이 H20 물량을 대거 사들이기 시작했다.

미국 정부의 이번 조치는 중국 AI 반도체 굴기에 대한 미국의 우려를 보여주는 동시에 대중 제재에 있어 AI 반도체가 ‘핵심 수단’임을 드러낸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날 “워싱턴의 H20 규제는 미국이 어떻게 관세와 무역 장벽을 활용해 베이징에 대한 압력을 높이는지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희토류를 포함한 가공된 핵심 광물과 그 파생 제품 수입이 국가 안보에 끼치는 영향을 조사하라는 행정명령에도 서명했다. 최근 중국이 희토류 7종에 대한 수출 통제에 나서자 그 파장을 파악하고 대응책을 마련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또 미국은 중국 제품의 우회 수출 막기, 미국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 퇴출 등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곽도영 no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