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와 세계 주요국 간의 관세 협상이 본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현대자동차그룹이 트럼프 대통령과 인연이 깊은 베테랑 정치인을 미국 현지 사무소장으로 영입하며 협상력 강화에 나섰다.
현대차그룹은 15일 드루 퍼거슨 전 미국 연방하원의원(59·사진)을 5월 1일 자로 신임 HMG워싱턴사무소장에 선임한다고 밝혔다. 퍼거슨 신임 사무소장은 미국 정부, 의회와 현대차그룹 간 소통 창구 역할을 맡게 된다. 자동차 산업은 물론이고 로보틱스, 도심항공교통(UAM) 등 현대차그룹의 미래 신산업 분야에서 미국과의 협력을 강화하는 핵심 임무를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퍼거슨 신임 소장은 공화당 소속으로 2017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조지아주에서 8년간 하원의원으로 4선을 지냈다.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미국 내 제조업 부흥과 일자리 창출, 세제 개혁 등 핵심 정책을 지지하고 추진했다. 그는 제조업 기반 강화를 위한 트럼프 행정부의 입법 활동에도 참여했고, 트럼프 대통령이 2020년 12월 대선 결과에 불복해 내건 소송을 공개적으로 지지하기도 했다. 그의 정치적 무대가 조지아인 점도 이번 소장 선임의 배경이 됐다. 조지아주에는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와 기아 공장이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11월 주한 미국대사를 지낸 성 김 현대차 고문역을 사장으로 승진시켰고, ‘북미통’인 호세 무뇨스 최고운영책임자(COO)를 현대차 사상 첫 외국인 최고경영자(CEO)로 앉히며 미국 정치권에 대한 로비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퍼거슨 신임 소장 영입으로 미국 정부와 원활히 소통하며 미국 내 정책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형민기자 kalssam3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