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2기 출범 하루 뒤인 21일(현지 시간) 미 워싱턴에서 처음 열린 ‘쿼드(Quad·미국 일본 호주 인도 4자 안보협의체)’ 외교장관 회의 공동성명에서 ‘한반도 비핵화’ 문구가 빠졌다. 지난해를 포함해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 쿼드 공동성명에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가 단골로 들어갔던 것과 대조적이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뒤 열린 첫 쿼드 회의에서 이 표현이 사라지면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북한 정책의 초점을 ‘비핵화’가 아닌 ‘핵 군축 및 동결’ 등에 맞추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번 쿼드 회의 후 미 국무부가 공개한 공동성명에는 북한에 대한 언급 자체가 없었다. 다만 바이든 행정부 때와 마찬가지로 중국 견제 의사는 강조했다. 중국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으나 “무력이나 강압을 통해 현 상태를 변경하려는 어떠한 행동에도 강력히 반대한다”며 중국 견제를 위해 통상적으로 쓰이는 문구가 포함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당일인 20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두고 “핵능력(nuclear power)이 있다”고 말해 사실상 북한의 핵능력을 인정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런 상황에서 쿼드 공동성명에서도 북한 비핵화 문구가 빠지면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북한의 핵능력을 인정해야 한다는 현실론에 근거해 핵 군축 및 동결이 목표인 ‘스몰딜(small deal)’에 초점을 맞추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신진우 nice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