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사진)이 아시아축구연맹(AFC) 집행위원이 됐다.
정 회장은 16일 태국 방콕에서 열린 AFC 총회에서 동아시아 지역 집행위원 1명을 뽑는 선거에 단독 출마해 투표 없이 선출됐다. 임기는 2027년까지다. AFC 최고 의결 기구인 집행위원회는 회장 1명과 부회장 5명, 국제축구연맹(FIFA) 평의회 위원 6명, 집행위원 18명 등 30명으로 구성된다.
정 회장은 2017년 5월 FIFA 평의회 위원으로 당선돼 2년간 활동했다. 하지만 2019년 4월 재선에 실패했고, 지난해 2월 AFC 총회 평의회 위원 선거에서도 낙선했다. 정 회장이 다시 AFC에서 중책을 맡게 된 것은 긍정적인 일이지만 이를 보는 축구계 및 팬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한국 축구가 졸전을 펼치고 있는데 책임은 지지 않고 협회 회장직을 이어갈 생각만 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한국 축구는 최근 난항이다. 한국 축구대표팀이 아시안컵 준결승에서 탈락한 뒤 선수단 불화까지 터졌고, 선임 과정이 불투명했던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2월 경질됐다. 황선홍 감독이 이끈 올림픽대표팀은 23세 이하 아시안컵 8강에서 인도네시아에 져 40년 만에 올림픽 진출이 좌절됐다.
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도 미숙함을 드러내고 있다. 감독을 선임하지 못해 황 감독을 대타로 투입해 3월 2026 북중미 월드컵 2차 예선 2경기를 치렀다. 이 때문에 올림픽 진출이 좌절됐다는 비판도 쏟아졌다. 최근엔 대표팀 감독 유력 후보를 캐나다에 뺏겼고, 6월 다시 임시 감독 체제로 월드컵 2차 예선 2경기를 치러야 하는 분위기다.
이런 가운데 정 회장은 AFC 집행위원 선거에 나갔다. 대한체육회 정관상 체육단체장은 3연임부터는 스포츠공정위원회 심의를 통과해야 출마 자격을 얻는데 국제 스포츠 단체 임원이 되면 공정위 승인을 받는데 도움이 된다. 정 회장이 축구협회장 4선 도전을 위한 사전 정지 작업으로 집행위원에 도전했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김정훈 기자 h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