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일본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던 한국 기업의 월평균 임금이 20년 만인 2022년 일본을 추월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기간 한국의 대기업-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는 일본보다 더 심해졌다.
17일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한일 임금 현황 추이 국제 비교와 시사점’ 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한일 양국 10인 이상 기업에 종사하는 상용근로자의 월 임금은 한국 399만8000원으로 일본(379만1000원)을 앞질러 월 20만7000원을 더 받았다. 경총의 이 조사에서 한국이 일본을 앞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02년의 경우 한국 근로자의 월 임금은 179만8000원으로 일본(385만4000원)의 47% 수준에 불과했다. 20년 동안 한국의 임금은 122.4%가 오른 반면에 일본은 오히려 0.03%(엔화 기준) 내려가면서 역전이 가능하게 됐다. 특히 한국 대기업이 큰 폭으로 임금을 인상한 것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 한국 대기업 임금은 2002년 228만4000원에서 2022년 588만4000원으로 157.6% 올랐다. 하상우 경총 경제조사본부장은 “한국에서는 대기업-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가 사회적 갈등을 초래하고 있다”면서 “고임금 대기업일수록 임금 인상을 자제하면서 청년 일자리 확대와 중소 협력사의 경영 여건 개선에 더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재형 mona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