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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준비생-로스쿨생 ‘검수완박 불똥’… “바뀐 형소법 공부 새로 해야”

경찰 준비생-로스쿨생 ‘검수완박 불똥’… “바뀐 형소법 공부 새로 해야”

Posted May. 06, 2022 07:48   

Updated May. 06, 2022 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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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 얼마나 남았다고 법이 또 바뀌었네요. 문제 1, 2개로 합격 당락이 바뀌는데…”

3년 째 경찰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박현우 씨(31)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통과됐다는 소식을 듣고 가슴이 답답했다. 박 씨는 “시험을 3달 정도 남겨두고 갑자기 법이 바뀌니 이전까지 공부해온 거 말고 또 새로운 내용으로 공부해야 해 막막하다”고 말했다.

검찰의 보완수사권을 제한하는 내용을 담은 ‘검수완박’ 형소법 개정 법률안이 3일 공포된 뒤 경찰공무원, 변호사 수험생 사이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8월 20일 경찰공무원 하반기 시험과 내년 1월 변호사 시험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상황에서 형소법이 개정되면서 시험공부에 차질을 빚고 있는 것이다.

개정된 법률안은 형소법의 수사 부분으로 해마다 경찰 시험 형사법 과목 40문항 중 8문제, 9급 검찰직 형소법 과목 20문항 중 6문제 정도 출제된다.

올 3월 경찰 시험에 응시했던 김현수 씨(26)는 “기출문제 위주로 공부해야 하는 수험생 입장에서 법률이 개정될 때마다 참고할 문제도 없고 교재와 인강도 새로 구입해야 해야 한다”며 “안 그래도 지난해 1월 검경수사권 조정과 올해 경찰공무원 시험 개편으로 변동이 많았는데 혼란스럽다”고 했다.

8월 경찰 하반기 시험을 준비하는 우모 씨(26)는 “법이 9월에 시행된다고 하면 8월 시험부터 개정된 내용이 나올지 아니면 내년 상반기부터 반영될지 감이 안 잡힌다. 어떤 범위로 공부하면 좋을지 잘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법학전문대학원생도 개정된 법안으로 시험 준비에 지장이 갈 것이라 우려했다. 서울의 한 대학 로스쿨 3학년생 A 씨는 “내년 변호사 시험 범위를 담은 시험용 법전이 3월 말에 나왔는데 갑자기 범위가 바뀌니 두 달 공부가 헛것이 됐다”며 “개정된 부분이 형사 실무 영역과 크게 연관된 부분이라 실제 소송 서류들을 가지고 치루는 변호사 시험에 미치는 영향도 클 것 같아 두렵다”고 말했다.

하지만 학원과 학교에서 형소법을 가르치는 교수는 이번 개정안이 시험에는 큰 영향을 주진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경찰 공무원 준비 학원에서 형사법을 강의하는 최정훈 교수는 “형소법 수사 부분 8문제 중 3, 4문제 정도만 변화가 있을 것 같다”며 “법률 내용에는 큰 변화가 없어 시험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상원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론상 많은 내용이 변한 것은 아니기에 시험 내용이 많이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