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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혹 넘치는데 맥 빠진 청문회… 역량•도덕성 검증 모두 미흡

의혹 넘치는데 맥 빠진 청문회… 역량•도덕성 검증 모두 미흡

Posted May. 03, 2022 07:59   

Updated May. 03, 2022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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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정부의 1기 내각 인사들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어제부터 시작됐다. 첫날엔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및 5명의 장관 후보자들이 검증대에 올랐다. 민주당은 시작부터 “의혹 백화점” “비리 만물상” 등 공세를 폈다. 국민의힘은 “발목잡기” “비판을 위한 비판” 등 엄호에 나섰다.

 공직에서 물러난 뒤 대형로펌에서 고액 자문료를 받은 한 후보자가 핵심 타깃이었다. 공직과 김앤장을 오간 이력이 ‘역대급 회전문 인사’이며 전관예우, 이해충돌에 해당한다는 게 민주당의 비판이었다. 한 후보자는 “일종의 공공외교 성격의 업무를 했고, 이해충돌로 인식될만한 일은 없었다”고 반박했다. 후배 공무원 등에게 전화하거나 부탁한 적도 없다는 것이다. 다만 “국민 눈높이에서 봤을 때 (보수가) 높은 수준이라는 점에서 다시 한 번 송구스럽다”며 자세를 낮췄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 후보자에 대해선 과거 론스타의 외환은행 불법 인수 관여, 국무조정실장 퇴임 후 30억여 원 재산 증식 등을 놓고 공방이 벌어졌다. 추 후보자는 “과거 상황으로 다시 돌아간다고 해도 똑같은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맞섰다. 또 “목동에 있다가 2015년에 도곡동으로 이사했고 13억8000만원에 취득했다”면서 “지가가 많이 올랐다”고 해명했다.

 원희룡 국토부장관 후보자를 놓고도 여러 의혹이 제기됐다. 제주지사 재임 시절 오등봉 공원 민간특례 사업 특혜 논란, 자택 소재지 셀프 용도 변경 의혹, 법인카드 사적 유용 의혹 등이다. 원 후보자는 “전국 최초로 초과이익 환수 8.9%를 적용한 사업이다” “주민 민원을 들어준 것이지 조그만 내 집 때문에 했겠나” “공적인 업무 외 법인카드 쓴 적 없다” 등으로 맞섰다.

 박진 외교부장관 후보자의 두 자녀가 외국학교 출신 특수전형을 통해 국내 명문 대학에 입학한 것과 딸의 미국 싱크탱크인 한미경제연구소 취업 등을 놓고 ‘아빠찬스’ 의혹도 제기됐다. 박 후보자는 “정상적 절차를 밟은 것”이라고 반박했다.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장관 후보자 등 일부 후보자들은 가족 반대 등을 이유로 자료 제출을 제대로 하지 않아 논란이 일기도 했다.

 전체적으로 각 후보자들의 역량과 도덕성을 검증하고 그간 제기된 의혹을 말끔히 씻는 데는 미흡했다는 평가다. 검증의 창은 무뎠고 후보자들도 요리조리 피해가기 바빴다. 청문회는 다음주까지 줄줄이 이어진다. 당리당략이나 정파의 입장이 아닌 국민 눈높이를 기준으로 삼고 부적격자를 걸러내야 한다. 엄격한 통과의례를 거치는 게 윤석열 정부가 성공하는 길이기도 하다.